[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작년 고금리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충당금 적립 등 비우호적인 업황에서도 NH투자증권이 순이익을 늘리며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정영채 대표의 경영능력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정 대표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최근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구성하고 차기 사장 선임을 위한 10명 내외의 롱리스트 선정에 나섰다. 차주 중에 롱리스트를 검토, 이후 숏리스트를 확정할 예정이다. 오는 3월 초 최종 후보가 정해지면 정기 주주총회에서 차기 대표가 선임된다.
관건은 정 대표의 연임 여부다. 2018년 3월 대표이사 선임 후 2020년, 2022년 연임에 성공해 6년째 NH투자증권의 수장을 맡고 있다.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4연임 가능성에도 무게를 둔다.
특히 NH투자증권은 작년 연간 영업이익 7258억원, 당기순이익은 5564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각각 전년 대비 39.2%, 83.4% 급증했다. 국내 주요 증권사 대부분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충당금 여파로 연간 실적이 추락한 반면, NH투자증권은 오히려 실적이 개선됐다.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비용이 줄은 덕택이다. 주요 증권사들의 PF 충당금 주요인이었던 태영건설 익스포져 규모도 230억원에 불과했는데, 이는 미래에셋증권보다도 86.5% 낮다.
투자은행(IB) 부문에선 다수의 딜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회사채(SB) 주관 1위를 탈환했으며 여전채(FB) 대표 주관 시장 점유율 선두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작년 한 해 동안 두산로보틱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파두 등 기업공개(IPO) 대어를 잇따라 상장시켜 공모 총액 1조3641억원을 돌파했다. 작년 고금리와 증시 침체로 브로커리지 수수료수익이 감소하자 IB 수수료수익과 운용손익으로 손익을 방어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증권사 실적에서의 포인트는 리스크 관리"라며 "각 사업부에서 리스크 관리를 얼마나 하면서 이익을 내느냐가 관건이었다. 포트폴리오가 다양하면서도 리스크를 어떻게 대비했는지에서 판가름이 났고 NH투자증권이 이에 부합했다"고 말했다.
이에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기우는 듯 하지만, 새 농협중앙회장의 취임, 금융당국과 행정소송을 벌이고 있는 점은 정 대표 연임에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은 앞서 정 대표가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를 위반했다며 문책 경고를 내렸다. 문책 경고 처분이 확정되면 정 대표는 연임은 물론, 3~5년간 금융권 재취업이 제한된다.
이에 정 대표는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문책 경고 징계처분 취소·징계처분 효력을 멈춰달라는 집행정치 신청을 제기했고 지난달 서울행정법원이 이를 인용했다. 정 대표는 4연임 도전이 가능하지만, 금융당국의 결정을 불복하면서 연임을 시키기엔 NH농협금융지주의 입장에선 부담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른 관계자는 "대내외적으로 정 대표의 경영 능력에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임추위의 사외이사들은 여론보다는 앞으로 회사에 도움이 되는 사람을 추리고, 연임 또는 신임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라 향후 (결과를) 지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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