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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경쟁 어디갔나"…민주, '짬짜미 여론조사' 반발 확산


'친명'만 포함된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 의혹
현역·예비후보 '시스템 공천' 정신 훼손 반발
"지역 민심 왜곡에 컷오프 명분 활용 우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4·10 총선 공천을 둘러싼 내홍이 점입가경이다. 당에서 진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특정 후보만 포함된 경쟁력 여론조사가 일부 지역에서 돌면서다. 해당 후보들이 이재명 대표와 가깝다고 평가되는 인물들로 알려지면서 나머지 예비후보들은 '시스템 공천' 정신이 훼손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19일 당내 인사들에 따르면, 당이 진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여론조사가 일부 지역구에서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송갑석 의원 지역구인 광주 서구갑, 노웅래 의원 지역구인 서울 마포갑, 이수진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서울 동작을 등이다. 이 중 동작을의 경우 현역인 이 의원을 제외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이재석 전 KBS 앵커,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마포갑은 당 영입인재인 김남근 민생연석회의 공동의장과 경찰 출신 이지은 전 경무관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여론조사 전화를 직접 받은 한 수도권 예비후보 캠프 관계자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저와 우리 캠프 분들이 우연히 전화를 받았다"며 "통상 여론조사 기관에서 조사를 하면 언론사와 같이 연계하고 이를 (통화에서) 설명하는데, 이번 조사에선 여론조사 회사 이름만 나왔다"고 밝혔다. 그는 정황상 당이 직접 진행한 여론조사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다른 수도권 캠프 관계자도 "직접 전화를 받은 것은 아니지만, 당에서 돌리고 있는 여론조사와 공관위 또는 전략공관위 측, 한 정치권 인사가 후보들과 계약해 돌리는 조사 등이 있다고 들었다"며 "당이 밝힌 것처럼 특정할 수 없으니 문제제기를 직접 할 수도 없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19일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당에서 실제 진행한 여론조사인지 다른 곳에서 한 것인지 구별하기 어렵다"며 말끝을 흐렸다. 다만 "공시 시기에는 다양한 선거 전략을 위해 다양한 여론조사가 행해지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해당 여론조사 사실을 인지한 후보들은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당이 기존 출사표를 던지거나 해당 지역구 현역 의원을 제외하고, 특정 계파 인사만 후보군으로 넣은 조사를 진행하면 지역구민들은 기존 후보들이 컷오프(공천배제)됐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는 당이 왜곡된 후보 적합도 조사를 통해 공천배제 명분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불안감으로 연결되면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한 수도권 캠프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이 (컷오프 됐다는) 오해를 할 수 있고, 당이 왜곡된 여론조사를 가지고 컷오프 하는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며 "이런 우려에 여론조사 전화를 받은 분들 입장에서 발칵 뒤집어진 것"이라고 했다.

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관위원장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 심사결과(1차) 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2.06. [사진=뉴시스]
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관위원장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 심사결과(1차) 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2.06. [사진=뉴시스]

이 정체불명의 여론조사로 혼란에 휩싸인 것은 현역 의원들도 마찬가지다. 시스템 공천에 따라 경선을 염두에 두고 지역에서 선거운동 중인 인사들은 이번 여론조사 소식으로 인해 당황스럽다는 것이다.

이수진 의원은 지난 18일 당 소속 의원들이 참여하는 단체대화방에 "험지에서 1~2% 차이를 두고 격전을 벌이고 있는데, 공관위에서 지역구와 무관한 사람을 여론조사 돌리니 당원들도 힘 빠지고 중도들도 어이없어 한다"며 "경선신청도 안 한 제3의 인물들을 자꾸 넣어서 여론조사를 하니 모두가 당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스템 공천이라고 믿고 기다리고 있었다"며 "민주당의 생명인 공정성을 중앙에서 훼손하고 있으니 지지율이 떨어지고 동작에서도 외면하기 시작했다"고 적었다.

송갑석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여성후보를 내세운 정체불명의 여론조사 2건이 진행됐는데, 이는 2012년 19대 총선 데자뷔를 보는 듯하다"며 "민주당에 22대 총선은 도저히 지기 힘든 선거인데 이것이 흔들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당내에선 4선 중진이자 국회 부의장인 김영주 의원이 당으로부터 선출직 평가 하위 20%에 해당한다는 통보에 탈당한 선언한 것을 두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밀린 인사들도 탈당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새진보연합은 지난 주말 김 의원 지역구인 서울 영등포갑에 용혜인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포함된 여론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 위원장은 민주당의 '통합형 비례정당'에 합류했고, 민주개혁진보 선거연합 추진단은 합류 정당과 지역구 연합을 추진하고 있다.

김 의원은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용 위원장의 여론조사가 결단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에 대해 말을 아꼈지만, 당의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4선 국회의원 김영주가 다시 나오면 다시 지지하겠느냐'라고 4선을 부각한 것에 "의도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평가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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