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시은 기자]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배터리셀 기업들이 글로벌 ESS 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ESS에 대한 전방위적인 지원을 진행 중인 미국 시장을 중점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은 ESS 산업에서 가장 주요한 시장이다. 미국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발맞춰 적극적인 ESS 정책을 펼치고 있어서다. 미 정부는 IRA(Inflation Reduction Act)법을 중심으로 태양광과 연계된 ESS 배터리 세금 공제, 신축 주택들에 가정용 ESS 설치에 100% 수준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법안을 살펴보면 2022년부터 2032년까지 설치된 태양광 등 ESS의 경우 독립형 스토리지(storage)에 대해 주거용의 경우 3kWh 이상, 상업용은 5kWh 이상 설치시 소비자 투자 금액의 30%를 세액 공제한다. 아울러 중국산 배터리 배제로 인해 미국내 배터리 제조시설 부족을 상쇄하기 위해 혜택도 제공한다. 미국내 배터리 모듈 생산에 대해 달러당 1kWh의 기업 생산 공제, 제조시설 투자 시 일회성 환급 등이 대표적이다. 에너지 전문 조사기관 우드맥켄지는 북미 ESS 시장은 2022년 12GWh에서 2030년 103GWh까지 약 10배 가까이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국 배터리사들 역시 커지는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ESS 주도권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바탕의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와 함께 SI(시스템 통합 솔루션) 역량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LFP배터리는 주원료가 철로, 저렴한 가격에 매장량이 많아 전기차 생태계에서 중요한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는 배터리다.
LG에너지 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에 총 3조원을 투자해 16GWh 규모로 ESS 배터리 전용 공장을 건설한다. 미국내 글로벌 배터리 독자 생산 공장으로는 최대 규모다. LG에너지솔루션이 개발한 파우치형 LFP 배터리가 생산될 예정이며, 2026년 양산이 목표다.
ESS SI 역량도 강화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22년 미국 ESS SI 법인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LG Energy Solution Vertech. Inc)'를 설립했다.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는 2022년 2월 미국 ESS SI 전문기업 NEC에너지솔루션을 인수한 뒤 설립돼 ESS 공급부터 유지·보수까지 전반적인 모든 솔루션을 담당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는 출범 후 2년간 미국에서 총 총 1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ESS 전력망 프로젝트를 수주한 바 있다. 박재홍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 대표는 "경험이 풍부한 미국 프로젝트 개발자들로부터 LG에너지솔루션이 선정된 것은 통합 솔루션을 공급하는 수직계열화 전략을 뒷받침한다"며 "재정적으로 안정된 회사가 통합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은 시장의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고가형 NCA(삼원계) 배터리 기반의 삼성SDI는 에너지밀도와 안전성을 강화한 일체형 ESS 시스템인 'SBB(삼성 배터리 박스)'의 확대·판매를 추진하고 있다. 작년 6월 인터배터리 유럽 2023 전시회에서 처음 공개한 SBB는 ESS 내부 배터리 셀과 모듈 등을 하나의 박스 형태로 통합 제공하는 제품이다. SBB는 SBB 배터리 전체 용량은 3.84MWh로, 설치 장소에서 전력망에 연결만 되면 바로 활용할 수 있다.
고가형 배터리뿐만 아니라 삼성SDI는 LFP, LMFP 등을 함께 양산하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 삼성SDI는 작년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발전을 위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시장 대응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오는 2026년 양산 목표로 LFP 소재를 개발하고 있으며, 관련 설비 구축 계획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LFP 분야 후발인 점을 극복하기 위해 망간(M)을 섞은 LMFP 배터리도 함께 개발해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LFP 제품에 망간을 추가하면 저렴한 가격에 안전성은 유지하면서도 에너지 용량은 개선, 배터리 성능을 높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는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점차 보급형 전기차 모델도 많이 나오고 있어 LFP배터리의 쓰임새가 커졌고, 시장 진입할 필요성이 생겨 개발을 하고 있다"며 "LFP배터리 뿐만 아니라 LPFP배터리 등도 함께 개발중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에 초점을 맞춰온 SK온도 작년 9월 분기보고서를 통해 ESS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SK온은 2025년까지 220GWh 이상의 연간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고객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SK온 관계자는 "현재는 여러 사업에 대한 검토 단계에 있다"며 "향후 중장기 목표로 ESS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isieun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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