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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신약도 개발한다"…국내서도 '잰걸음'


올해 바이오 핵심 키워드 'AI'…빅테크·빅파마 잇따라 참전
2027년 5조3000억 규모로 커질 듯…국내 기업도 선점 경쟁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 개발이 제약·바이오 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와 빅파마들이 AI 신약 개발을 위한 합종연횡을 이어가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관련 시장을 선점하려 잰걸음에 나섰다.

AI 관련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AI 관련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에 참가한 뒤 올해 주목할 만한 바이오 산업 핵심 키워드로 비만치료제(GLP-1), 항체·약물 접합제(ADC)와 함께 AI를 꼽았다.

실제로 미국 IT 기업 엔비디아가 공개한 신약 개발용 AI 플랫폼이 올해 JPMHC 현장에서 가장 주목받은 발표로 거론되기도 한다. 엔비디아는 글로벌 빅파마인 암젠이 자사 AI 신약 개발 플랫폼 '바이오니모'를 도입하고 아이슬란드에서 수퍼컴퓨터 '프레이자'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엔비디아 헬스케어 부문 부사장 킴벌리 파웰은 "엔비디아의 AI 시스템을 활용하면 데이터를 7배 더 빠르게 처리하고, 비용은 7배 아낄 수 있다"며 "AI는 2500억 달러 규모의 신약 개발 시장을 더 확장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설립한 AI 신약개발 기업 아이소모픽 랩스는 최근 글로벌제약사 일라이 릴리 및 노바티스와 신약후보물질 개발을 위한 협력 계약을 맺은 바 있다. 계약 규모가 각각 최대 17억달러(약 2조2700억원), 12억달러(약 1조6000억원)에 달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해 9월 임상 AI 분야 기업 페이지와 AI 암 진단 모델 구축에 협력키로 하고 AI 활용 질병 진단 기술 개발에 나섰다.

신약 개발은 대표적인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사업이다.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지만 성공률은 극히 낮다. 통상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임상 단계에 도달한 후보 약물군의 약 90%가 최종 통과에 실패하고,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까지 10~15년간 평균 25억 달러의 비용이 소요된다고 본다. 하지만 신약 개발 초기 단계부터 AI를 활용하면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대기업들이 앞다퉈 AI 신약 개발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가 여기 있다. 시장 전망도 밝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의약 R&D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6억980만달러(약 8100억원)에 불과했던 AI 신약 글로벌 시장 규모는 오는 2027년 40억350만달러(약 5조3000억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이 45.7%에 달한다.

대웅제약이 머크 라이프사이언스와 AI 기반 신약 개발 플랫폼 구축 및 신약개발 전 주기 기술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박준석(왼쪽) 대웅제약 신약센터장과 정지영 머크 라이프사이언스 사이언스 앤 랩 솔루션 대표가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이 머크 라이프사이언스와 AI 기반 신약 개발 플랫폼 구축 및 신약개발 전 주기 기술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박준석(왼쪽) 대웅제약 신약센터장과 정지영 머크 라이프사이언스 사이언스 앤 랩 솔루션 대표가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웅제약]

국내 기업들도 AI 신약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달 말 독일 머크 라이프사이언스와 'AI 기반 신약 개발 플랫폼 구축 및 신약 개발 전 주기 기술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협약을 통해 신약 개발의 효율성 및 생산성 향상을 위해 협력한다. 특히 머크는 이번 업무협약에 따라 업계 최초로 AI를 통해 신약 개발 전 주기에서 필요한 기술력을 지원하게 된다. 대웅제약은 머크의 신약 개발 소프트웨어 '신시아'와 저분자 라이브러리 합성을 지원하는 플랫폼 'AMS'를 활용해 신약 개발 프로세스 효율성을 제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은 혁신신약 개발을 위해 자체 기술을 바탕으로 R&D 플랫폼을 구축하고, AI 기술을 보유한 유망 바이오텍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 중이다. 지난 2021년 신테카바이오, 2022년 온코크로스와 협업해 약물 3D 시뮬레이션 기술을 통해 혁신신약 개발 방향을 기획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머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AI를 활용한 원료의약품 연구개발에 돌입했다.

한미약품은 바이오텍 아이젠사이언스와 AI 기반 항암제 연구 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아이젠사이언스는 약물의 잠재적 표적, 작용 기전을 도출할 수 있는 전사체 데이터 기반 AI 신약 개발 플랫폼을 통해 14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GC셀은 AI 기업 루닛과 협업 중이다. 루닛이 개발 중인 AI 바이오마커 '루닛 스코프 IO'를 활용해 유방암·위암 등 고형암 치료 후보물질 'AB-201'을 연구한다.

AI 기반 혁신신약개발 전문 기업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자체 개발 AI 신약 개발 플랫폼 '케미버스'를 활용해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 'PHI-101'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케미버스는 약 2억3000만건의 빅데이터와 복합적인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작용점 발굴 단계부터 후보물질 도출 단계까지 신약 개발 과정을 단계별로 보조한다. 회사 측은 케미버스를 활용해 PHI-101 개발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각각 최대 80.2%, 63.6%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AI 신약 개발이 주목받는 이유는 아무래도 경제성 때문이다. AI 활용을 통해 신약 개발의 시간과 비용이 비약적으로 단축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며 "특히 환자가 소수라 시험자 모집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는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 등에 적용하면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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