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박근혜 전 대통령이 오랜 침묵을 깨고 지지자들 앞에서 공개 행보를 시작했다. 총선을 불과 60여 일 앞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보수진영이 일제히 '눈도장 찍기'에 나섰다.
박 전 대통령은 5일 오후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대구호텔에서 회고록 '어둠을 지나 미래로' 출간기념회를 열었다. 박 전 대통령이 간담회 자리에 선 건 지난 2017년 탄핵 사태로 구속된 이후 7년여 만이다. 회고록에는 제18대 대선이 끝난 2012년 말부터 2022년 3월 대구 달성 사저로 내려오기까지의 약 10년에 걸친 스토리가 담겼다.
현역 시절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었던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정치 일선은 떠났으나 하지 못한 일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누군가 그것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행사장으로 화환을 보내 축하를 전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을 구속기소한 '국정농단 사건' 수사 특별검사팀 팀장이었다. 회고록 제목 중 '어둠'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이런 이력으로 윤 대통령은 집권 후 박 전 대통령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각별한 공을 들여왔다. 취임 이후 상당 기간 동안 국정 지지율 30%대 박스 안에 갇힌 윤 대통령으로서는 '보수 결집'의 깃발이 될 수 있는 박 전 대통령의 지지가 절실하다는 게 선거판을 바라보는 정가의 시각이다.
윤 대통령은 앞서 지난 2일 72번째 생일을 맞은 박 전 대통령에게 전화로 축하를 보냈다. 그는 이 통화에서 "회고록과 북콘서트를 통해 우리 국민들이 대통령님의 진심을 읽고 재임 중의 좋은 정책과 업적들을 다시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을 계기로 취임 후 처음 박 전 대통령과 만났다. 이후 11월 7일 대구 달성군 박 전 대통령 사저에서 두 번째로 만났고, 12월 29일 서울 한남동 관저로 박 전 대통령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석 달 연속 만남을 이어온 것이다.
윤 대통령뿐만 아니다. 대통령보다 전면에 나서 총선을 지휘하고 있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장동혁 사무총장도 화환을 보내 축하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도 참석했다. 이들 역시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국정농단' 핵심 인물로 재판에 넘겨져 재판을 받아왔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이번 주 단행 될 대통령 설 특별사면·복권 대상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특사는 형이 확정된 사람만 받을 수 있는데, 이들 모두 재상고를 취하하거나 포기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향후 정치·사회적 활동 계획에 대해 "그동안은 건강 문제, 회고록 집필로 외출을 자제했는데 앞으로는 국민 여러분을 자주 만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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