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란 기자] 경북 문경시의 육가공공장 화재 진압 중 순직한 고(故) 김수광(27) 소방장의 아버지가 화재 당일 아침에 대한 기억을 전했다.
2일 김 소방장의 아버지는 엽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애가 아침에 일어나서 얼른 씻더니 아침을 먹어야겠다고 했다"고 어렵게 입을 뗐다.
이어 "그러면 나랑 아침을 같이 먹자고 했다. 아내가 차려준 밥과 국을 수광이랑 함께 먹고 출근길에 보냈다"고 했다.
유족들은 김 소방장이 부모님을 살갑게 대했던 막내아들이었다고 말했다.
김 소방장은 문경소방서로 발령이 난 뒤에도 부모님과 함께 살았던 구미에서 거처를 옮기지 않고 수년간 문경에서 구미까지 1시간 거리를 매일 출퇴근했다.
결혼한 누나에 이어 자신마저 떠나면 두 분에서만 계셔야 하는 부모님이 눈에 밟혀서였다고 한다.
또 유족들은 김 소방장의 활발한 성격이 어머니를 닮았다며, 고등학생 때까지 배드민턴 선수로 활약했던 어머니를 닮아선지 운동도 곧잘 했다고 전했다.
한 유족은 "수광이가 엄마랑 유독 잘 지냈다"며 "커피 마시는 걸 좋아해서 쉬는 날이면 엄마랑 둘이 예쁜 카페도 자주 놀러 갔다"고 말했다. 이어 "화재 현장 출동 나갈 때마다 '엄마 나 지금 불 끄러 가요'라고 꼬박꼬박 연락도 했다"고 덧붙였다.
김 소방장은 소방관에 진심인 사람이었다. 군대에서부터 소방관을 준비한 그는 당직 근무를 꼬박 새운 다음 날에도 졸음을 이겨가며 공부했고, 전역 3개월 만에 소방관의 꿈을 이뤘다.
또 허리 부상까지 이겨내며 인명구조사 시험까지 합격했다. 항상 남을 돕는 일을 하는 게 꿈이었던 그는 그토록 바랐던 119 구조구급센터 대원이 됐다.
한 유족은 "수광이가 그렇게 소방관이 되고 싶어 했는데 합격하고 좋아하던 그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며 "젊은 소방관들을 위해서 더 안전한 근무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도 불이 나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드는 소방관들이 있다"며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시는 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소방장은 경북 문경시 신기동 신기제2일반산업단지 한 육가공 제조업체 공장에서 화재를 진압하던 중 참변을 당했다. 경북도는 내일(3일) 김 소방장과 함께 화재 진압 중 순직한 고(故) 박수훈 소방사의 장례식을 경북도청장(葬)으로 엄수한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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