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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제 먹이고, 연탄불 피워 부모와 형 살해한 둘째 아들 [그해의 날들]


[아이뉴스24 최란 기자] 2013년 2월 3일 새벽 전북 전주의 한 콩나물공장에서 박모(당시 25세) 씨가 존속살해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같은 해 1월 30일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4명이 연탄가스에 질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유일한 생존자인 둘째 아들 박 씨가 해당 사건의 범인이었다. 박 씨는 자기 부모와 친형에게 수면제가 든 음료를 마시게 한 뒤 연탄불을 피워 살해했다.

2013년 2월 7일 '전주 일가족 살해사건' 피의자인 작은아들 박모(25)씨가 전북 전주시 송천동 한 아파트에서 현장검증을 한 뒤 아파트 밖으로 나와 기자들의 질문에 응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반]

사건 발생 당일 박 씨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구조대는 박 씨의 부모와 친형을 발견해 병원으로 긴급 후송했다. 하지만 세 사람 모두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원 이송 직후 사망 판정을 받았다.

박 씨는 경찰 조사에서 "새벽 5시까지 형과 술을 마시고 곯아떨어진 뒤 기억이 없다. 깨어났더니 연기가 자욱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유서가 발견되지 않은 점, 주변에 자살에 대해 암시를 전혀 하지 않았던 점, 1월 8일에도 박 씨 부모와 박 씨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던 점 등을 근거로 타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했다.

2013년 1월 30일 오전11시40분쯤 전북 전주시 송천동 한 아파트에서 가족 4명이 가스에 질식 돼 쓰러져 있었다. 사고 현장인 집 안 입구에는 출입금지 폴리스 라인이 설치돼 있고, 과학수사대가 집 안을 조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에 박 씨는 숨진 친형을 범인으로 몰았다. 박 씨는 음식점을 하던 친형이 장사가 잘되지 않아 고민이 컸다며, 사고 당일 새벽 친형이 준 음료를 마신 후 깊이 잠 들어 기억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박 씨의 진술과 달리 친형의 동업자는 경찰 조사에서 "가게 운영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장례식 이후 박 씨의 차량에 대한 감식을 진행했는데, 차량 내외부 모두 세차를 해 깨끗한 상태였다. 차량을 직접 세차했다는 박 씨의 지인 A씨는 2월 2일 직접 경찰서를 찾아 "사건 다음 날 박 씨가 차량과 원룸을 치워달라고 부탁했다. 박 씨로부터 '내가 범행을 저질렀다'는 말을 듣고 신고하러 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 등 지인들의 진술을 토대로 3일 새벽 박 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엄격했던 아버지에게 어린 시절부터 불만을 갖고 있던 박 씨는 부친 공장에서 일하며 자주 혼이 났고, 모친과도 자주 다투며 이들에 대한 분노를 키워 살인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3년 2월 7일 '전주 일가족 살해사건' 피의자인 작은아들 박모(25)씨가 전북 전주시 송천동 한 아파트에서 현장검증을 하고 있다. 이 모습은 박씨가 부모님 방 안으로 연탄화덕을 가져다 놓는 모습이다. [사진=공동취재반]

박 씨 부모가 이산화탄소 중독으로 치료를 받았던 1월 초 사건도 박 씨의 살인미수 범행이었다. 첫 번째 범행이 미수에 그친 박 씨는 같은 달 30일 수면제를 탄 음료를 부모와 친형에게 마시게 한 후, 연탄을 넣은 화덕을 이용해 이들을 숨지게 했다.

긴급 체포 후 범행을 인정한 박 씨는 "부모가 사기를 당해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어 가족 간에 불화가 심했고 어렸을 때부터 강압적인 아버지 밑에서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며 "행복하지 않은 가정을 보면서 모두 함께 죽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범행 동기를 밝혔다.

검찰은 박 씨를 존속살해, 살인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일가족을 살해한 박 씨는 존속살해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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