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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HBM 전쟁'…SK '왕좌 수성' VS 삼성 "2.5배 투자"


AI 산업 개화에 수요 급증…차세대 HBM 개발 속도 내며 시장 주도권 다툼 치열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인공지능(AI) 산업의 개화에 맞물려 반도체시장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각축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HBM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한 SK하이닉스에 삼성전자는 과감한 투자를 예고하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진만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DSA) 부사장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4'에서 기자들과 만나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투자 계획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한진만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DSA) 부사장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4'에서 기자들과 만나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투자 계획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대대적인 HBM 설비 투자를 단행하고, 생산량을 확대하는 등 공격적인 HBM 시장 공략 방침을 정했다. 한진만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 부사장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올해 HBM 시설 투자를 2.5배 이상 늘리고, 내년에도 그 정도 수준을 예상한다"며 "미국 서버 시장 점유율 50% 이상 하겠다는 내부적 목표가 있다"고 밝혔다. 삼성 고위 관계자가 내년 HBM 투자 계획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아파트처럼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용량을 늘리고 처리 속도를 높인 반도체다. 엔비디아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함께 인공지능(AI) 산업의 필수재로 꼽힌다. AI 기술이 적용된 기기들은 방대한 데이터 처리와 함께 저장 기능을 동시에 운영해야 한다. 때문에 데이터가 이동하는 대역폭(Bandwidth)이 중요한데, D램을 쌓아 올린 방식의 HBM은 압도적으로 큰 대역폭을 지니고 있다.

AI 기술 확산으로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늘면서 HBM 수요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HBM시장 규모는 올해 39억 달러에서 2027년 89억 달러로 2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HBM 투자 확대를 예고한 것은 크게 늘어나는 HBM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포석이다. 한 부사장은 AI 반도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HBM에 대해 "이제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시기"라며 "HMB 수주가 계속 뜨면서 결국 2~3년 뒤엔 수요가 공급을 추월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4세대 제품인 HBM3을 양산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5세대 HBM3E도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 계획대로라면 올해 말 삼성전자의 HBM 생산 능력은 SK하이닉스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키움증권은 올해 4분기에는 삼성전자의 HBM 최대 생산량이 월 15만~17만 장으로 늘어 SK하이닉스(월 12만~14만장)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R&D센터에서 경영진에게 HBM웨이퍼와 패키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R&D센터에서 경영진에게 HBM웨이퍼와 패키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SK그룹]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굳건히 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줄곧 2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HBM은 글로벌 시장점유율 50%로 1위를 달리며 삼성전자(40%), 마이크론(10%)과 격차를 벌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3년 12월 세계 최초로 HBM을 개발했고, 2019년에는 업계 최고속 HBM2E를 선보였다. 2021년에는 HBM3를, 지난해에는 12단 적층 HBM3를 업계 최초로 내놓는 등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삼성전자보다 2달 앞서 HBM3E 개발을 완료했고, 올해 상반기부터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빅테크 기업에 공급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조직개편을 통해 'AI인프라'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그 아래 'HBM 비즈니스' 조직을 새롭게 구성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해 첫 경영 행보로 SK하이닉스 본사인 이천캠퍼스를 찾아 HBM 등 AI 메모리 사업을 점검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CES 2024'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에선 확실히 선두"라며 "제품을 잘만 준비한다면 3년 이내에 현재의 2배가량인 시가총액 200조원 돌파에 도전해 볼 만하다"며 HBM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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