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왜 경찰 탓이냐"…'주취자 방치 경찰' 유죄 판결에 불만 목소리↑

[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경찰관이 집 앞까지 데려다준 주취자가 한파 속에서 숨진 사건과 관련, 법원이 해당 경찰관들에게 유죄를 판결하자 경찰 내부에서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17일 직장인 커뮤니티에는 '만취자는 무조건 택시말고 경찰차 태워야하는 이유'라는 제목 글이 올라왔다.

경찰청 소속의 글 작성자 A씨는 "경찰이 주취자를 다세대 주택 대문 앞까지 모셔다 줬는데 벌금형 판례가 나와서 이제 경찰들 발이 묶였다. 택시보다 안전하고 책임지지 못할 경우 벌금 판례가 나온 것"이라며 "세금으로 무료에다가 안전까지 보장된 순찰차 이용하라"고 비꼬았다.

또 다른 경찰청 소속 B씨 역시 "이게 왜 경찰 탓이냐. 이따위로 책임 물릴 거면 만취자는 최소 병원에서 강제로라도 받게 해라. 왜 경찰한테만 유독 국민의 신체, 재산, 생명이라는 '가불기' 걸어놓고 다른 기관은 쏙 바져나가는 거냐. 책임은 왜 우리가 다 지나"라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이제 모든 경찰들은 술 먹은 사람 술 깰 때까지 옆에서 지키고 있게 될 거다. 이제 진짜 긴급한 범죄신고를 해도 주취자 하나에 2, 3시간씩 묶여서 신고(처리)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도청 소속 공무원이나 의사 신분인 일부 누리꾼 역시 "인사불성 술에 취해 영하 8도에 밖에서 잔 사람이 문제 아니냐" "경찰들도 진짜 일할 맛 안 나겠다" "경찰들 업무범위는 어디까지냐. 이번 판결은 정말 참담하다" 등 반응을 보이며 공분했다.

앞서 지난 14일 서울북부지법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서울 강북경찰서 미아지구대 소속 C경사와 D경장에게 각각 벌금 500만원과 4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린 사실이 전해졌다.

이들은 지난 2022년 11월 30일 오전 1시 28분쯤 '주취자가 길가에 누워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만취한 60대 남성을 강북구 수유동에 있는 다세대 주택 야외 계단에 앉혀놓고 현장을 떠났다.

해당 남성은 같은 날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서울에는 한파 경보가 발령돼 최저 기온이 영하 8.1도를 기록한 날이었다.

이후 피해자 유족들은 C경사 등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처벌불원서까지 제출했지만 검찰은 지난해 9월 이들을 약식기소했고 법원도 유죄 판결을 내렸다. 경찰 역시 C경사 등에 감봉 및 견책 경징계 처분까지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