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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 결집-비명 탈당'…각자도생 가는 민주당


친명계 "앓던 이 빠졌다" 결속 강화
잔류 '친문' 의원들에게도 손가락질
비명계 "뿌리 실종"…연쇄탈당 조짐
짙어지는 '분열 이미지' 쇄신이 관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 분열이 가속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오랫동안 당에 몸을 담고 있던 거물급들이 절연을 선언하고 신당으로 몸을 옮기면서다. 당내에선 그동안 '쓴소리맨'이었던 이들이 탈당하자 '앓던 이'가 빠졌다며 내부 결속을 다지고 있지만, 4·10 총선을 앞두고 부각된 '분열' 이미지 해소는 과제로 남았다.

최근 민주당을 탈당한 인사들은 12일 그동안 예고했던 신당의 청사진을 제시하며 본격적으로 제3지대에 뛰어들었다. 원칙과 상식 소속 의원(이원욱·김종민·조응천)들은 '미래대연합'(가칭)을, 이낙연 전 대표는 '새로운 미래'(가칭) 창당에 돌입했다.

재선부터 5선까지 민주당에 오랫동안 몸을 담고 있던 이들이 당을 떠난 이유는 대표적으로 '이재명 체제'에 대한 불신이다. 현재 체제로는 총선 승리는 물론 윤석열 정권의 심판도 이뤄질 수 없을 정도로 민주당에 대한 여론이 부정적인 만큼, 이들은 이 대표 사퇴를 전제로 한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설치 필요성을 요구했다.

당과 절연을 선언했을 당시 '이재명 체제'에 대한 이들의 분노는 만만치 않았다. 원칙과 상식은 민주당을 '방탄 정당', '팬덤 정당' 등으로 규정하며 "이 비정상 정치에 숨죽이며 그냥 끌려가는 건 더 이상 못하겠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그동안 자신이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 의해 '수박'(겉으론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라고 공격받은 것에 불만을 터뜨리며, 급기야 민주당의 뿌리인 '김대중 정신'도 실종됐다고 비난을 쏟아냈다.

이들이 소위 '분노의 탈당 기자회견'에 나서기 전까지 당의 대응이 없던 것은 아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말 이 전 대표의 탈당을 막기 위해 회동에 나섰지만, 끝내 의지를 꺾지 못했고, 홍익표 원내대표는 원칙과 상식 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물밑에서 소통을 이어갔다. 그러나 결국 이들이 탈당을 단행하자, 친명(친이재명)계에선 '배신자' 낙인을 찍으며 분노를 드러내고 있는 실정이다. 급기야 탈당을 만류한 인사들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까지 이어지면서 당내 갈등은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

특히 친명 조직인 민주당혁신행동은 탈당 대신 잔류를 결정한 윤영찬 의원과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고민정·임종석·윤건영 의원을 싸잡아 비판했다. 이들이 윤 의원을 두둔한 배경은 청와대 출신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고 의원은 "탈당을 막았더니 돌아오는 건 손가락질"이라고 서운함을 드러냈다. 그러다 보니, 당내에선 과도하게 노선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우려를 표하는 분위기다. 한 당 관계자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윤 의원도 나가신 분들도 이미 끝난 상황인데, 끝까지 비판하는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며 "이제 선거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견제보단 통합을 해야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2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의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문 전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홍익표 의원실 제공) 2024.01.12. [사진=뉴시스]

문제는 향후 공천 과정에 불만을 가질 인사들의 탈당 후 신당으로 몸을 옮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당내 갈등 구조가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이낙연 신당에 합류를 선언한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앞으로 많이 나올 것으로 본다"며 "공천을 앞두고 불공정한 일들이 일어날 것 같이 보이면 더 많은 이탈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반대로 당 관계자는 "이미 나갈 분들은 모두 나가지 않았나"면서 "공천 과정에서 탈당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은 단순 추측 아닌가, 분열을 의도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총선 승리를 위해선 분열보단 통합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인 만큼, 그동안 여야는 '더하는 정치'에 집중해 왔다는 것이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당내 이탈이 진행되고 있지만, 총선 전망이 낙관적인 민주당 상황에선 리스크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수도권 박빙 지역의 경우 1~2%도 중요한데, 분열 이미지는 민주당에 좋은 영향으로 작용되기 어려운 만큼 변수가 될 수 있다"며 "공천 탈락자 발생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분열을 완전히 없앨 수 없는 만큼, 당이 분열이 보이더라도 최대한 방어하는 전략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당은 '통합'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 총력을 쏟는 분위기다. 특히 그동안 '야권 통합'을 강조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연쇄 탈당 사태 이후 당의 분열을 우려하는 메시지를 내놨다. 문 전 대통령은 홍익표 원내대표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민주당이 하나 된 모습으로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 대한민국을 바로 세울 계기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무엇보다 문 전 대통령은 총선을 앞두고 '분열적 요소'가 당에 존재하는 것에 우려를 표하며 "당을 통합적으로 운영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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