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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약! 건설업] ②현대건설, 해외사업 역량 결집…기술력으로 '승부'


원전 중심의 해외사업·에너지 사업 밸류체인 확대 제시

[아이뉴스24 오경선 기자] 현대건설이 올해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춘 '원자력 발전소(원전)'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 사업에 주력하며 수익성 개선을 꾀한다. 고부가가치의 해외사업 수주를 늘리고 에너지 사업 밸류체인을 확대해 실적 의존도가 높은 국내 주택 중심에서 벗어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도약! 건설사 [사진=조은수 기자]
도약! 건설사 [사진=조은수 기자]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대형원전·소형모듈원전(SMR) 등 핵심사업과 수소·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등 미래 기술 개발에 전략적으로 집중하고, 건설시장의 글로벌 흐름에 따라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립해 고부가가치 해외사업에 역량을 결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부동산 업황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건축·주택 중심의 실적 의존도를 낮춰 이익창출력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올해도 국내 주택 시장 착공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해외 사업을 통한 수익성 타개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대건설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누적 기준 매출총이익은 6632억원으로, 전년도(6628억원)와 유사한 수준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2.5% 증가했지만, 원자재값이 급등하면서 수익성이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매출총이익은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차감한 값으로, 원가비중이 높은 건설업에서 주요 수익 지표로 쓰인다.

지난해 실적 정체의 주요 요인은 건축·주택 실적의 부진이다. 매출 비중이 높은 주택경기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한 탓이다. 작년 3분기 매출총이익 기준 현대건설의 건축·주택사업의 비중은 73.3%에 달하는데, 이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11.2% 감소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4분기 예상 실적을 포함한 현대건설의 지난해 연간 건설·주택 매출총이익은 6486억원에 그쳐 전년도에 이어 2년 연속 감소세(-12.3%)를 보일 전망이다. 지난해 전사 매출총이익도 8417억원으로 전년 대비 5.6%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현대건설은 올해 주요 경영전략으로 고부가가치 해외사업을 중심으로 한 사업 포트폴리오 재정립을 제시했다.

먼저 원전 기술력을 통해 해외사업을 지속적으로 넓혀갈 계획이다. 앞서 작년 말 현대건설은 국내에서 10년만에 운영 허가를 받은 신한울 3·4호기 건설사업을 수주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현재 국내에서 가동 중인 원전 32기(신한울 3·4호기 제외) 중 20기의 시공에 참여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UAE 바라카 원전 시공을 통해 인정받은 역량과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삼중수소제거설비사업 수주 성과, 폴란드원자력연구원 등과 체결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대형원전 분야의 유럽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대형원전 외에도 SMR, 원전해체, 사용후 핵연료시설 등 원자력 전 생애주기에 걸친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는데 이를 바탕으로 한 수주에도 힘쓰겠다는 전략이다. 회사 측은 "미국 홀텍사와의 협력을 통해 국내 건설사 최초로 미국 SMR 최초 호기 설계에 착수하고 15개 이상 국가에 공동진출을 추진하는 등 글로벌 원전시장 선점에 집중하고 있다"며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 지사를 설립해 동유럽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를 마련하는 등 신시장 진출 지원 기능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이 수행한 사우디 리야드 380㎸ 송전선로 건설 프로젝트 현장.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이 수행한 사우디 리야드 380㎸ 송전선로 건설 프로젝트 현장. [사진=현대건설]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건설 수주 계약도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국내 석유화학업계 최대 규모인 샤힌 프로젝트 건설에 본격 착수한 데 이어 사우디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생산시설인 아미랄 프로젝트, 초대형 가스플랜트 증설공사인 자푸라 2단계 프로젝트의 수주에 성공했다. 사우디 네옴터널,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등 대형 프로젝트도 수행 중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독보적인 기술과 시공역량을 바탕으로 아람코의 독점적 협력사 지위를 확보해 가격 경쟁 중심의 입찰이 아닌 비경쟁 수주 계약이 기대되고 있다"며 "LNG 등 고부가가치 사업의 진출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수소, CCUS 기술이 미래 에너지·플랜트 시장의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는 판단 아래 핵심기술 내재화를 통한 사업역량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또한 CCUS 전 밸류체인에 걸친 원천기술역량을 강화해 국내외 사업 진출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이산화탄소 저장 외에도 보령 청정수소사업, 파푸아뉴기니 LNG 다운스트림 등 천연가스 플랜트 기본설계와 설계·조달·시공(EPC)을 수행 중이며, 관련 사업과 연구를 통해 기술역량을 고도화할 것"이라고 했다.

친환경 경영 트렌드에 발맞춰 에너지 사업의 밸류체인도 확대할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 EPC에서 사업개발, 운영·판매로 발전사업의 업역을 확장하고 플랫폼 기반의 신재생에너지 전력중개거래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재생에너지전기공급사업·소규모전력중개사업'을 정관에 반영하고 전문조직을 신설하기도 했다.

국내 주택사업과 관련해선 주거공간 건설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유수기업과의 기술융합, 실증시설을 통한 연구개발로 본격적인 상품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현재 층간소음 연구·실증시설 'H 사일런트 랩'을 본격 가동하고 국내 건설사 최초로 현장 적용 가능한 층간소음 저감 1등급 기술을 확보하는 등 연구개발에 매진 중이다.

지난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 분양일정 등에 차질을 빚은 현대건설은 당초 목표로 했던 1만2695가구(공동주택 1만1097가구) 중 8435가구(공동주택 7563가구)를 공급하는데 그친 바 있다. 올해 역시 고금리와 자재가격 상승 등의 영향이 있긴 하지만 지난해보다는 공격적인 공급 계획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경선 기자(seon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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