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이혼] 소심하고 말 더듬던 남편, 이혼 요구하니 유리병으로 자해

[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결혼 후 폭력적으로 변한 남편으로 인해 이혼을 고민하는 아내 이야기가 소개됐다.

지난 8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회사에서 만나 연애 반년 만에 결혼한 아내 사연이 전해졌다.

사연에 따르면 평소 말을 더듬고 소심했던 남편은 아내를 만나고 난 뒤 부쩍 상태가 좋아졌다. 결혼 후에도 변화하는 자신이 스스로 만족스러웠던 남편은 내친김에 헬스장을 다니며 몸까지 키웠다.

1년 만에 말도 더듬지 않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몸도 몰라보게 좋아졌다. 자신의 모습에 점점 만족하면 남편은 결국 회사를 그만두고 대출을 받아 창업을 했다.

그러나 남편의 사업은 성공하지 못했고 경제적인 문제로 부부간 다툼은 잦아졌다. 아내는 결국 집조차 경매로 넘어갈 것 같아 이혼을 요구했다.

그러자 남편은 화를 내더니 결혼사진 액자를 무릎으로 찍어 부쉈다. 또 근처에 있던 빨래 건조대를 벽 쪽으로 집어 던지거나 냉장고에서 소주병을 꺼내 식탁을 내리치기도 했다. 심지어 '죽어버리겠다'고 소리를 지르면 깨진 유리병으로 손목을 긋기도 했다.

아내는 "이혼 소송을 하면 보복을 당할 것 같다. 지금 임신 중인데 아기가 태어난 뒤에도 보호받을 수 있나. 남편 몰래 아이를 낳고 싶다"고 전했다.

사연을 접한 박세영 변호사는 "법률적으로 공동소유의 물건도 절도죄, 재물손괴죄 등에서 규정하는 타인의 재물로 평가되므로 사안의 경우, 배우자가 결혼 액자와 빨래 건조대를 파손한 행위 모두 형법상 재물손괴로 처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우자가 단순히 말만 하면서 시늉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유리조각으로 자신의 손목을 그어버리면서 해악을 가할 듯이 위세를 보였으므로 아내가 실제 공포심을 느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협박에 해당"한다며 "유리조각으로 위협적인 행동을 하였으므로 특수협박에 해당한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현재는 가정폭력이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사소한 부부싸움으로 치부하지 않고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를 위해 다양한 법과 제도가 갖춰졌다"고 말했다.

그는 "배우자가 폭력적 행동을 할 경우, 주거에서 퇴거하도록 하고 주거 및 직장 100m 이내의 접근과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도 금지할 수 있는 임시조치를 받을 수 있다"며 "가정폭력에 대해 임시조치를 받지 못한 경우 법원에 직접 피해자보호명령을 신청해 임시조치와 같은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박 변호사는 "피해자 보호명령은 최대 6개월까지 정할 수 있으나 피해자 보호를 위해 인정된 경우에는 2개월 단위로 연장되어 최대 3년까지 연장될 수 있다. 사전처분 접근금지는 통상 이혼소송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인정되므로 아내가 출산까지 충분히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말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