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겨냥해 워크아웃을 위한 엄격한 자기 책임을 언급하면서도 이해관계자를 폭 넓게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개시를 위한 계열사 매각 대금을 태영건설에 지원하면서 당국도 워크아웃 개시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 원장은 9일 금융지주 회장들과 가진 신년 금융 현안 간담회에서 "이해 관계자의 고통 분담을 수반하는 부실기업 구조조정은 자기 책임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할 것"이라며 "자력이 있는 대주주가 워크아웃 중 필요한 자금을 최대한 지원한다는 상호 신뢰를 전제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업개선을 위해 불가피하면 채무자의 직접 채무 외에도 직간접 채무 또는 이해관계자에 대한 지원 등도 폭넓게 고려하는 것이 워크아웃의 본래 취지에 부합한다"며 "워크아웃 신청기업뿐 아니라 모기업 등 연관회사의 유동성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지난 8일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 890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했다. 또한 태영그룹은 티와이홀딩스 지분을 활용해 추가 자구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자구안에 대주주의 사재 출연과 알짜 계열사인 SBS 지분 담보와 관련한 내용이 담길지가 관심이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이날 태영건설 측이 자구안에 알짜 계열사인 SBS 지분 담보 방안을 포함하길 기대하며 "지금 상태에서 태영그룹의 자구안을 받아들이기 어렵고 진정성 있는 추가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태영그룹이)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이 국민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고 본다"며 "오늘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 원장은 이날 금융지주들에게 채권단의 의사결정에 대해 감독 당국도 비조치의견서 발급 등을 통해 해당 담당자에 대해 사후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
금융업계의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구조조정 노력도 당부했다.
이 원장은 "이번을 계기로 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사업장을 전체적으로 종합 점검해 사업성이 없는 PF 사업장을 신속히 정리할 수 있도록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1~2년 이내에 다시 저금리 환경에 기반한 부동산 호황이 올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를 근거로 예상되는 손실 인식을 지연하고 구조조정을 미루기만 하는 금융사가 있다면 좌시하지 않고 엄중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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