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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분열의 씨앗' 김건희 특검…'이탈표' 가능성은


최소 '20명' 이탈시 치명타…'공천 탈락자'만 변수 아냐
'소신 투표'·'이준석 신당 합류자' 등도 이탈 가능성
지도부, 부정적 여론에도 "악법"만 반복…내부 불만도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등 야4당 의원 및 관계자들이 지난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야4당 김건희·50억클럽 특검 거부 규탄 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이 행사된 '쌍특검법'(김건희 여사·대장동 특검)의 재표결을 둘러싼 여당 내 '이탈표'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야당 주도로 재표결 시기가 늦춰질 경우 공천 탈락자가 '찬성표'를 던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면서다. 당내에선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지만, 현실화됐을 경우 치명상이 불가피할 거라는 분위기다.

여야는 이른바 '쌍특검법'을 둘러싸고 셈법 계산에 분주하다. 당초 정치권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예측됐던 만큼, 본격적인 신경전은 재표결 시기라고 보고 있었다. 재표결 가결 요건은 재적 의원의 과반수 출석과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다. 야당 주도로 특검이 통과됐던 당시 181명이 찬성했던 만큼, 가결 요건인 200명을 채우려면 여당의 이탈표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야권에선 재표결이 '무기명 투표'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여당 내 공천 심사 탈락자들의 '반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적어도 재표결을 2월로 미뤄야 한다. 이는 여야가 재표결 시기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이유이자, 야당이 대통령 거부권 행사가 이해 충돌 여지(대통령 본인 및 가족 등)가 있다며 권한쟁의심판 등 헌법상 쟁송 방안을 통해 시간을 지연하려는 배경이기도 하다.

여권에서는 '현재로선' 이탈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당장 2월에 공천 심사 탈락자가 드러날지도 예측할 수 없고. 이보다 시기를 늦추다 보면 정치적 의도가 드러나 야권이 역풍을 맞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하지만 여권에선 재표결 시기를 떠나 '이탈표'가 나올 경우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 당 관계자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이탈표가 생길 경우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극단적 상황을 염두하고 있진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화천대유 '50억 클럽' 뇌물 의혹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표결 전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단순히 '공천' 여파만 보고 이탈표를 따지기에는 국민의힘이 안심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의 경우, 자신의 소신을 들어 쌍특검법안 국회 표결 당시 여당 내에서 홀로 찬성표를 던졌다.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이준석 신당'으로 합류한 허은아 의원은 탈당 기자회견에서 김 여사 특검을 두고 "이제는 당당하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 몇몇 의원도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분들이 있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의 '소신 투표' 가능성을 전망했다.

실제로 당의 특검 대응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내부에서 삐져나오고 있다. 국민적 반대 여론이 높을 뿐 아니라, 4월 총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이슈에 대해 지도부가 '일방적' 소통을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지도부가 이탈표가 나오지 않도록 최대한 전략을 짜지 않겠느냐"면서 "다만 이탈표를 막기 위한 전략만 난무하고, 특검에 대해 다른 의견이 나오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 분위기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준석 신당' 합류를 고심하는 당내 현역 의원들도 변수 중 하나다. 국민의힘 서울 영등포갑 당협위원장인 문병호 전 의원을 포함한 12명이 신당으로 몸을 옮긴 가운데, 현역 의원 중 합류 의사를 타진한 의원이 10여명에 이른다고 알려졌다. 당내 신당 합류 물결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이들이 정치적 소신 또는 여당을 흔들기 위해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도 이탈표 가능성을 점치는 한편, 쌍특검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총선에 끼칠 영향력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탈표와 함께 재의결 가능성이 꽤 높다고 보고 있다"며 "그렇게 된다면 윤 대통령은 거부하지 못하고 명분도 실리도 잃게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되면 거부권 행사는)윤 대통령의 최대 악수가 되는 것"이라며 "무엇보다 여당은 거부권 행사를 반대한다는 저항의 몸짓도 안 하고 대통령을 그대로 쫓아갔으니 운명을 같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탈표'가 나오지 않도록 전략을 고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소장은 '이준석 신당' 합류를 고심하는 인사들이 이탈할 가능성에 대해 "예측하기 어려운 문제인 만큼, 원내 지도부가 작전을 잘 짜야 한다"며 "여러 변수가 많은 만큼 당 입장에선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수가 많으니 정부여당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기 어려울 것이고, 부결이 된다고 해도 정부여당이 공적인 권력을 남용한 것 아니냐는 국민적 비판이 나올 수 있는 만큼 총선에서 불리한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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