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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전 돌입한 태영건설 워크아웃…11일 기한 넘길 수도


산은 "구체적 자구안 없는 계획 채권단 동의 못 받아"
태영 "실제 우려 채권 보도 내용과 달라" 불만도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산업은행과 태영건설이 신경전을 벌이면서 채권자협의회의 공동관리절차(워크아웃) 개시 절차가 애초 밝혔던 11일을 넘길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채권단과 태영건설이 불협화음을 내면서 협의가 길어지고 있어서다.

태영건설 채권단 한 관계자는 4일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산업은행과 당국에서 워크아웃 확정일을 11일로 정한 건 태영건설의 빠른 자구책을 요구하기 위한 의도"라면서 "협의회 개최 일자는 얼마든지 미룰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산업은행과 태영건설이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어 시한(11일을) 넘길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서울 영등포구 태영건설 본사 [사진=뉴시스]
서울 영등포구 태영건설 본사 [사진=뉴시스]

앞서 지난달 28일 태영건설은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공격적 PF 사업 확대로 PF 보증채무 비중이 다른 건설사 대비 과도해 만기 도래하는 대출의 차환이 어려워지면서다. 산은은 전날 채권자 설명회를 통해 오는 11일 워크아웃 절차를 개시한다고 밝혔으나 이조차 불투명해지는 분위기다.

이견으로 채권·채무 규모조차 확정 짓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산업은행은 태영건설의 우발 채무가 3조6000억원이라고 밝혔으나, 태영건설은 2조5000억원에 그친다고 반박하고 있다.

양윤석 태영건설 전무는 전날 기자설명회에서 "우발채무는 2조5000억원으로 사업장 분양도 원활해 앞으로 더 잘될 것"이라며 채무가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전무는 "(산은에서 제시한) PF 우발채무 범위도 완벽하지 않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또 태영그룹은 자구책의 내용이 부실하다는 산업은행의 지적에도 반박했다. 윤 전무는 "(태영그룹은) 현재까지 1조2000억원 규모의 선제적인 자구노력을 병행했다"며 "설명회에서도 말했고, 산업은행에도 보고한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태영그룹에서 6997억원, 태영건설에서 5290억원을 투입하며 구체적인 자구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전날 채권자 설명회에서 "태영 측은 구체적인 자구 계획안을 제시하지 않고 단지 그냥 열심히 하겠으니 도와달라고 한다"며 "이렇게 구체적인 자구안이 없는 워크아웃 계획은 채권단의 75% 동의를 받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강 회장은 "윤세영 회장은 간곡하게 기회를 달라고 했는데, 그런 간곡함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자구계획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금감원도 태영건설을 압박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당국도 워크아웃 신청 시 약속한 최소한의 자구책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데에 대해 우려와 경각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며 "채권단은 태영 측의 진실성 있는 자금 노력이 부족하다고 표명하고 있는데, 심하게 말하면 태영건설 자구 계획이 아닌 오너일가 자구 계획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당국에 제출한 자구안에선 1549억원을 태영건설 지원에 쓰겠다고 했지만, TY홀딩스 연대 채무를 갚는 데 사용한 것을 두고 지적한 발언이다.

윤세영 태영그룹 회장도 공세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윤 회장은 "태영은 가능성이 있는 회사로, 태영을 포기하는 것은 저만의 실패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당국과 산업은행을 압박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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