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다솜 기자]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도 한 달 사이 2억원 가까이 빠질 정도로 침체된 부동산 시장은 상반기 내내 그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쯤 반등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매수자와 매도자 간 희망 가격을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지속하는 가운데 내 집 마련을 고민하는 수요자라면 자금 계획을 꼼꼼히 수립하고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4일 한국부동산원의 민간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지난해 7월부터 상승세를 보이던 전국 아파트값은 지난 11월 넷째 주(11월 27일 기준) 23주 만에 하락 전환해 지난주(0.04%↓)까지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은 12월 첫째 주(12월 4일) 하락으로 돌아서며 12월 넷째 주(12월 25일)엔 전주 대비 0.03% 하락해 4주 연속 하락했다.
서울의 경우 외곽지역부터 시작된 하락세는 강남권으로 번지며 실거래가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의 전용 84㎡는 지난달 16일 15억7000만원에 중개 거래됐다. 동일 평형 매물이 지난 11월 16억225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한 달 새 5000만원가량 내려갔다. 강남구 개포동 '성원대치2단지' 전용 49㎡는 지난달 5일 12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동일 평형대 매물의 직전 거래는 지난 10월 21일로 거래 가격은 14억2000만원이었다. 두 달 새 1억7000만원이 내려간 셈이다.
고금리와 불안정한 경제 상황이 계속되면서 상방 요인이 부족한 시장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한동안 집값 하락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KB부동산이 발표한 월간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KB부동산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82로 11월(86)과 비교해 4p(포인트) 하락했다. 서울의 경우 지난달 76으로 11월(83)대비 약 7p 떨어졌다.
KB부동산 가격 전망지수는 전국 6000여 중개업소 대상으로 지역의 가격 전망을 조사해 0~200 범위의 지수로 나타낸 것으로 지수가 100을 초과하면 상승 비중이 높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하락 비중이 높다는 의미다.
전국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지난 9월(105) 이후 100(기준선) 밑으로 떨어져 12월까지 3개월 연속 집값 하락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에서 '내 집 마련'을 고민 중이라면 자신의 자본 계획을 꼼꼼히 살펴보고 급매를 노려야 한다는 의견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 시장이 냉각되기 시작하면서 매물이 적체되고 급매도 더러 나오고 있다"며 "급매를 노리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타이밍과 가격"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이 얼어붙은 만큼 집값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1분기가 지나봐야 적당한 때가 찾아올 것 같다. 2분기쯤이 적절해 보이고 강남의 경우 2021년 고점 대비 20%, 나머지 지역은 3~40% 이상 떨어진 가격대의 매물을 찾아보는 게 좋겠다"고 부연했다.
지나치게 매수 타이밍을 고민하다 보면 적절한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는 "자기 자본 계획에 따라서 현재 경제적인 여력이 된다면 내 집 마련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며 "계속 지켜보다 보면 오히려 적절한 타이밍을 잡기 어려울 수 있다. 부동산 가격은 경제 규모가 커지면 우상향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만큼 실거주 목적이라면 단기적인 관점보다 장기적 측면에서 접근해 매수를 고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내 집 마련을 단순히 투자 수단으로만 보려하지 말고 거주의 개념으로 접근, 소유보다 이용 중심의 목적에 집중해 직주근접 주거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설명이다.
/안다솜 기자(cott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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