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짧은 휴식을 마쳤다. 이제 경기를 치를 준비에 들어간다.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은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 안방인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정관장과 2023-24시즌 도드람 V리그 3라운드 팀의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흥국생명은 이 경기 전까지 2연패 중이었다.
지난 1, 2라운드 정관장과 맞대결에선 모두 풀세트 접전을 치렀고 승패를 한 번씩 주고 받았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이날 정관장전을 앞두고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 같다"고 걱정했다.
그러나 기우였다. 흥국생명은 정관장에게 세트 스코어 3-1로 이겼다. 매진 사례(6150명)를 보인 홈 팬들에게 승리라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선사했다.
흥국생명은 이날 경기를 통해 승수 하나와 승점3 뿐 아니라 소득이 있다. 김연경과 함께 좌우 쌍포 노릇을 옐레나(보스니아)가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옐레나는 20점을 올리며 김연경(22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점수를 냈다. 공격성공률도 47.5%도 준수했다.
그런데 옐레나는 경기 후 현장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이번 달(12월)이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3일 텀으로 이어지는 빡빡한 경기 일정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고향과 가족, 친구들이 그리웠다. 연말이 되니 더 그런 감정이 들었다.
옐레나는 "약간은 향수병이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즌을 치러야하기 때문에 감정을 추스려야한다.
흥국생명 선수들은 크리스마스 당일(25일)은 휴식을 취했다. 그러나 쉬는 시간은 길지 않다. 오는 2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정관장과 다시 만난다. 이 경기를 시작으로 팀은 4라운드 일정에 들어간다.
그런데 옐레나에겐 크리스마스가 아직 지나지 않았다. 종교적 이유 때문이다. 옐레나는 보스니아정교 신자다. 보스니아정교를 포함해 그리스, 러시아정교 등 동방정교는 같은 기독교지만 가톨릭, 개신교와 달리 크리스마스 날짜가 다르다.
세계 표준인 그레고리력을 적용하지 않고 율리우스력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그레고리역과 견줘)13일 차이가 난다. 동방정교의 성탄절은 1월 7일이다. 같은 이유로 부활절 또한 가톨릭, 개신교와 달리 날짜가 뒤로 미뤄진다.
그러나 옐레나에겐 한국에서 맞이한 크리스마스가 반갑다. 남자친구가 한국으로 왔기 때문이다. 비 운동 선수인 남자친구는 이날 삼산체육관을 찾아 옐레나를 응원했다.
옐레나 뿐 아니라 팀도 이날 경기를 통해 반가운 얼굴이 코트로 나왔다. 부상으로 그동안 경기에 나오지 못하고 있던 아웃사이드 히터 김다은이 출전 선수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고 2세트 24-17로 앞선 상황에서 전위에 자리한 세터 이원정을 대신해 코트로 나왔다.
올 시즌 개막 후 첫 출전이다. 김다은은 3세트에도 교체로 코트에 투입됐다. 100% 부상에서 회복한 상태는 아니지만 김다은이 뛸 수 있다는 걸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베테랑 리베로 김해란도 이날 코트로 나오지 않았지만 출전 선수 명단에는 포함됐다. 김해란 역시 부상으로 그동안 재활에 전념했다. 그러다보니 리베로 도수빈에게 출전 시간이 몰린 부분이 있다.
흥국생명에게는 김다은과 김해란이 본격적으로 코트에 나오고 출전 시간을 점점 더 늘릴 경우 시즌 후반기 큰 힘이 될 수 있다. 선수 활욕 폭이 더 넓어질 수 있고 김연경, 옐레나의 휴식 시간도 좀 더 커버할 수 있어서다.
한편 흥국생명 구단은 24일 홈 경기 1세트 종료 후 사회공헌 활동 행사도 진행했다. 선수들의 참여하는 '사랑의 서브' 기부금 200만원을 포함해 구단에서 400만원을 더해 총 600만원을 해피홈보육원에 전달했다.
이 자리에는 임형준 구단주가 직접 참석했다. 팬들을 위한 자리도 마련했다. 경기 전후 옐레나를 비롯한 선수단은 팬 미팅과 사인회에도 참여했다.
/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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