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배상책임보험, 피보험자 범위 모르면 낭패"

[아이뉴스24 최석범 기자] #. A씨는 독립한 미혼자녀가 일상생활 중 실수로 친구를 다치게 하자, 가족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일배책)으로 자녀 친구의 치료비를 처리하려고 했다. 그러나 보험사는 A씨의 보험금 청구를 거절했다.

금융감독원은 21일 '주요 민원 사례로 알아보는 소비자 유의 사항 손해보험편'에서 "일배책은 종류별로 피보험자의 범위가 다르다"며 "본인이 가입한 일배책의 피보험자 범위를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배책은 일상 생활 중 뜻하지 않게 다른 사람의 신체나 재산에 피해를 준 경우 이 손해를 보상하는 보험이다. 보통 실손보험과 어린이보험, 운전자보험에 특별약관 형태로 가입한다.

일배책은 피보험자의 범위에 속하지 않는 가족이 만든 보험사고를 보상하지 않는다. 약관은 피보험자의 범위를 보험증권에 기재된 피보험자 본인 또는 배우자, 생계를 같이하는 별거 중인 미혼자녀로 한다. 자녀가 근로소득이 있고 생계를 유지하면 피보험자 대상에서 제외된다.

일배책은 배상책임 범위가 넓지만, 모든 사안을 보장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사례가 과실이 경합한 사고다. 쌍방 과실이 있으면 일배책은 피보험자(가해자)의 과실 부분만큼만 보상한다.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배상책임이 인정되지 않으면 보상이 어렵다. 신체 접촉을 수반하는 운동 경기 중에 발생한 사고 등 사회적 상당성의 범위 안에 있는 경우다. 사회적 상당성은 역사적으로 형성된 공동생활의 사회질서 범위에 속하는 행위를 뜻한다.

이 외에도 차량의 소유·사용·관리로 발생한 사고에 관해서는 일배책이 보상하지 않는다.

금감원은 "손해배상 책임의 발생 여부는 구체적인 내용에 따라 다르게 판단할 수 있다"며 "보험사와 의견 차이가 발생하면 판단 근거에 관한 확인을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자동차보험과 관련한 소비자 유의 사항도 전달했다.

본인 자동차로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발생한 사고에 관해 손해를 보상받으려면 별도 약관(유상운송 위험담보 특약)에 가입해야 한다. 자동차보험은 영리 목적으로 요금이나 대가를 받고 피보험자동차를 반복해 사용한 때 생긴 손해는 보상하지 않는다.

경미한 자동차 사고로 차량을 정비공장에 운반하면 견인 비용을 보상받을 수 없는 점도 소개했다. 자동차보험 약관은 피해 차량의 자력 이동(스스로 이동)이 불가능해 정비할 수 있는 곳까지 운반이 필요한 경우 견인 비용을 지급한다.

금감원은 "경미한 긁힘 손상 등 자동차의 자력 이동이 가능한 경우 견인 비용 지급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요구사항 수용 권고가 어렵다고 안내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