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지난해 8월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섰다. 김 부회장의 주도 아래 한화그룹은 최근 주력 사업으로 방산·우주·에너지 사업에 집중하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5월 오는 2026년까지 5년간 총 37조6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에너지·방산·우주 산업 등 미래 산업 투자가 핵심이다. 분야별로 보면, 태양광, 풍력 등 에너지 분야에 약 4조2000억원을 투입한다. 태양광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최신 생산시설을 구축해 한국을 고효율의 태양광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글로벌 핵심 기지'로 성장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1월 3조2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 달튼과 카터스빌에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솔라허브'를 구축하기로 결정하고 현재 공사 중이다. 솔라허브에서는 잉곳에서 웨이퍼, 셀, 모듈에 이르기까지 태양광의 모든 밸류체인(가치사슬) 생산이 가능하다.
달튼 1공장는 증설을 마무리했고, 달튼 2공장도 7월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카터스빌의 잉곳, 웨이퍼, 셀 공장까지 내년 4월 본격 가동을 시작할 경우, 올해 상반기 1.7기가와트(GW)였던 미국 내 모듈 생산 능력은 8.4GW로 확대된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맞춰 미국 태양광 시장에서 성장 기회를 잡는다는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방산·우주항공 분야에도 2조6000억원을 투자한다. K9 자주포와 레드백 장갑차를 중심으로 방산의 글로벌화를 더욱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한국형 위성체·위성발사체, 도심형항공모빌리티(UAM) 등 분야에서도 미래 기술 선점에 나선다.
방산 사업의 경우 연달아 '수주 잭팟'을 터뜨리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1월 자주포 장갑차 등 지상 무기를 만드는 한화 디펜스를, 올해 4월에는 유도무기 탄약 등을 제고하는 ㈜한화의 방산 부문을 인수합병해 종합 방산기업으로 재출범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방산 부문 수주 실적은 지난 2020년 3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19조8000억원으로 3배 이상 급성장했다. 올해도 지난 3분기까지 20조1000억원 수주 실적으로 올리며 이미 최대 규모였던 지난해 수주 실적을 뛰어넘었다.
지난해 이집트와 폴란드에서 자주포 K9 주문을 받은 것만 각각 2조원, 3조2000억원이다. 최근에는 미국·영국·독일 등 방산 선진국을 제치고 호주 국방부와 2028년까지 미래형 궤도 보병전투장갑차량(IFV)인 '레드백' 129대를 3조1649억원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정보동맹 '파이브 아이즈'(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중 하나인 호주에서 따낸 첫 수주다. 폴란드와도 K9 자주포 152문 등 3조4475억원 규모를 수출하는 내용의 2차 실행계약도 체결했다.
우주 산업 개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3월 각 계열사에 흩어져 있던 핵심 우주산업 기술의 유기적인 결합을 위해 우주사업 협의체인 '스페이스허브'를 출범시켰다. 위성 제작과 발사 수송, 위성 서비스, 우주개발·탐사 등 우주 사업의 밸류체인 완성을 목표로 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3차 발사 이후 오는 2027년까지 남은 3차례의 누리호 제작과 발사를 총괄한다. 한화그룹은 아울러 전남 순천과 고흥 등에 발사체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등 국내 발사 거점도 확보한다. 최근에는 한화시스템이 자체 개발·제작한 소형 합성개구레이다(SAR) 위성 발사에 성공하기도 했다. 국내 첫 국산화 성공 사례다.
지난 5월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며 한화오션이 출범, 글로벌 해양 방산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잠수함·수상함, 친환경 선박 등 주력 사업에 2조원을 투자하고, 2040년까지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5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한화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도 대기업집단 지정 결과'에서 자산총액 83조280억원으로 재계 7위에 올라 있다. 여기에 대우조선해양(자산총액 12조3420억원)을 품으며 자산 총액이 95조원대로 오르며 6위인 롯데그룹(129조6570억원)과의 격차를 좁혔다.
한화그룹은 임원진의 세대 교체를 통해 신사업 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도 내비치고 있다. 한화그룹은 10대 그룹 중 가장 앞선 지난 10월 정기 임원 인사를 일찌감치 마무리했다. 신사업 실행을 위해 기술 인력을 중시하면서도 젊은 인재를 발탁한 것이 특징이다. 신규 임원 25명 중 16%에 이르는 4명이 40대 초반의 1980년대생이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