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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文타임지' 기획자 "尹정부 언론관, 한마디로 개판"


이지수 전 청와대 해외언론비서관 인터뷰
"외신에 보도 방향 간섭…낯뜨거워졌다"
NYT 서울 유치 추진…"죽어라 밀당한 결과"
마포갑 총선 도전…"디플로노미스트 필요"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얼마나 신랄하게 할 수 있을까요?" "하시고 싶은 만큼 하셔도 됩니다." "한마디로 개판입니다, 정말 통탄할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 마포갑 총선 출마를 선언한 이지수 전 청와대 해외언론비서관(외신비서관)은 지난 15일 <아이뉴스24>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의 외신, 언론관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지수 전 청와대 해외언론비서관(더불어민주당 서울 마포갑 출마예정자)이 15일 서울 마포구 염리동 사무실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 文캠, 청와대 거친 '외신통'…"정부 언론 이해 없어"

이 전 비서관은 참여연대, 문재인 캠프, 문재인 청와대를 거쳐 외신들과 소통한 이른바 '외신통'이다. 그는 주요 외신들이 문재인 정부 때보다 윤석열 정부 언론관을 우려한다고 주장했다. '이태원 참사' 당시 대통령실의 언론 대응과 MBC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 논란이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 전 비서관은 "(대통령실은) 언론에 대한 이해 자체가 없다"며 "(MBC 탑승 불허도)미국이었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외신에서는 '보복까지 한다'고 표현했는데 한국 사람으로서 나까지 낯뜨거워졌다"고 지적했다.

이지수 전 청와대 해외언론비서관(더불어민주당 서울 마포갑 출마예정자)이 15일 서울 마포구 염리동 사무실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이 전 비서관은 2017년 문재인 대선캠프에서 당시 문 후보의 타임(TIME)지 아시아판 표지모델(THE NEGOTIATOR) 선정을 추진한 것으로 유명하다. 문 후보의 우세를 증명하기 위해 담당자를 문 후보가 참석하는 세월호 행사에 데려가기도 했다.

청와대 시절에는 NYT(뉴욕타임스) 아시아 허브 서울 유치도 이뤄냈다. 그는 "홍콩의 언론환경 악화로 NYT가 (아시아 허브를) 옮기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NYT 인터내셔널 회장이 서울을 방문했을 때 직접 찾아가 협상했고, 한 달쯤 뒤에 아시아 허브를 홍콩에서 서울로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며 "이후 WP(워싱턴포스트)도 NYT의 성공을 보고 따라왔다. 싱가폴, 일본 등이 경쟁 상대였는데 특히 일본을 이길 수 있어 좋았다"고 회고했다.

◇ 22대 총선 재도전…'달라진 마포' 강조

이 전 비서관은 '재벌개혁' 운동을 알리기 위해 외신들과 교분을 쌓았다. 미국 뉴욕주 변호사 출신인 이 전 비서관은 2003년 국내에 돌아와 김상조·장하성 교수와 함께 지배구조 개선, 경제개혁, 재벌개혁 분야에 헌신해 왔다. 2015년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로 입당해 20대 총선에서 서울 중·성동을에 도전했지만 낙선했다. 지난해 문재인 전 대통령 퇴임과 함께 청와대를 나와 이번 총선에서는 마포갑 출마를 선언했다.

이 전 비서관은 마포구에 위치한 숭문중, 광성고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그는 과거와 달라진 마포를 강조하며 자신과 같이 차별화된 인물과 공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타임지 아시아판 5월 표지모델에 선정돼 화제가 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이지수 캠프 외신대변인이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2017년 타임지 아시아판 5월호 표지. [사진=타임지 홈페이지 캡처]

이 전 비서관은 "민주당이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연이어 마포갑에서 참패했다. 마용성(마포·용산·성동) 개발로 자산가들이 많이 들어오는 등 구성원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라며 "여권 주자들도 이를 감안하고 몰리는 것이다. 맞서기 위해선 소총수가 아니라 곡사포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스스로를 디플로노미스트(Diplomacy+Economist)로 소개하고 있다. 경제와 외교 관련 경력을 통해 마포와 민주당, 대한민국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며 "마포를 뉴욕 맨해튼 같은 금융 허브로 만드는 게 꿈"이라고 부연했다.

이지수 전 청와대 해외언론비서관(더불어민주당 서울 마포갑 출마예정자)이 15일 서울 마포구 염리동 사무실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다음은 이지수 전 비서관과의 일문일답.

정치 입문 계기가 궁금하다.

"연세대(경제학 학·석사)를 졸업하고 미국 로스쿨에 진학한 뒤 변호사로 활동했다. 2003년 말 국내로 돌아와서는 지배구조 개선, 경제개혁, 재벌개혁 분야에서 김상조·장하성 교수와 함께 일했다.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센터에 있다가 경제개혁연대로 분리되면서 13~4년 정도 활동을 계속했다. 재벌개혁, 지배구조 개선 운동을 하면서 한계를 느끼던 중, 2015년 말 문재인 당대표 시절 인재영입 관계자로부터 제안을 받고 20대 총선 당시 영입인재로 입당했다.

20대 총선 당시 선거일 26일을 앞두고 중·성동을 공천장을 받았으나 역부족이었다. 당시 지상욱 새누리당, 정호준 국민의당 후보 3자 구도로 치러져 뜻을 이루지 못했고 21대에는 박성준 후보가 전략공천되면서 직후 청와대 비서관으로 발탁됐다. 19대 대선 당시에는 문재인 캠프 '광흥창팀'에서 활동했다."

'문재인 타임지'는 어떻게 성공시켰나?

"당시 외신들은 안철수·문재인 후보가 각축을 벌이는 상황으로 파악했다. 타임지에서 두 후보를 인터뷰를 하겠다고 해 '이미 게임이 끝났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타임지) 북경 지국장에게 시간을 내달라고 요청해 안산에서 열린 세월호 3주기 행사를 데려갔다. 문 후보가 연단에 오르자 (청중이) 환호했고 안 후보가 올라가니 야유했는데, 당시 국민의당에 세월호 관련 논란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국장과 합의하고 인터뷰 기사화까지는 결정이 됐지만 이후에도 표지 선정을 위해 편집장과 죽어라 소통하고 밀당을 했다. 끈질긴 소통과 함께 운도 작용하다 보니 된 것 같다. 지금도 양산에 가면 문 전 대통령께서 '그거 어떻게 했냐'고 칭찬하셔서 보람으로 느끼고 있다."

이지수 전 청와대 해외언론비서관(더불어민주당 서울 마포갑 출마예정자)이 15일 서울 마포구 염리동 사무실에서 진행된 아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청와대 외신비서관 시절 NYT, WP 허브 유치도 흥미롭다

"(홍콩사태 당시) 홍콩의 언론 환경이 극도로 나빠지면서 NYT 등이 언론자유가 보장된 곳으로 옮기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뉴욕타임즈 인터내셔널 회장이 서울에 오는 일정을 알아냈고 만나서 협상을 했다. 결국 한 달쯤 뒤에 홍콩의 아시아 편집 허브를 서울로 가져오는데 성공했다. 외교적인 문제를 이유로 바로 홍보하진 않았다. WP도 NYT의 성공을 보고 따라왔다. 싱가폴, 일본 등이 경쟁 상대였는데 일본을 이길 수 있어 좋았다."

외신과 깊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재벌개혁운동 할 때부터 국내 언론이 관심갖지 않아 외국 메이저 언론과 접촉했다. 정보를 교환하고 협력하면서 깊은 신뢰를 쌓고 미국 로스쿨은 한국과 달리 설득하는 기술을 훈련시키는데 그것도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저들이 뭘 원하는지 알고 내가 뭘 제공해 줄 수 있는지 잘 매칭하고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윤석열 정부의 외신, 언론관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

"신랄하게 말해도 되나? 한마디로 개판이다. 정말 통탄할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비서관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주요 외신 지국장들과 만나 자주 차담(茶啖)했는데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3개월부터 '새 정부의 언론관이 이상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청와대 퇴직 이후 이들과 오랜만에 맥주 마시자고 만났는데 우리(문재인 정부) 때와 너무 다르다고 했다."

외신들의 태도가 달라진 계기는

"대통령실이 (이태원 참사) 당시 BBC 보도와 관련해 3~4일 연속 항의성 전화를 했다고 한다. 사실관계 교정 차원이 아니라 보도 방향을 가지고 간섭한 것이다. (청와대 시절) 사실관계 정정은 요청해도 보도 방향이나 내용을 간섭하면 안 된다고 주지시켰는데 대통령실이 언론과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의식 자체와 이해가 없다.

MBC 논란도 마찬가지다. 해프닝(바이든 날리면) 논란으로 끝냈으면 될 일을 확대 재생산하고 MBC에게 (탑승 불허)한 것을 보고 외신들은 뒤집어졌다. 미국이었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외신에서는 '보복까지 한다'고 표현했는데 한국 사람으로서 나까지 낯뜨거워졌다. 그건 언론과 전쟁하자는 이야기다."

이번 총선에서 마포갑에 출마한다. 마포갑과 인연이 있나

"초등학교 6학년 때 마포에 정착해서 숭문중, 광성고, 연세대 경제학과, 대학원까지 마쳤다. 청와대 퇴직 직전에 아버님이 타개하셔서 마포에 계신 어머님을 모셔야 할 상황이 됐고, 이제는 고향 마포갑에서 정치를 해야겠다는 결심이 서게 됐다. 청와대 시절부터 마포갑 출마를 생각하고 있었고 퇴직 후 같이 일할 사람들을 만나 지역을 살피고 있었다."

현역 노웅래 의원이 재판받게 됐는데 어떻게 보나

"지역구 활동을 다니던 중 노웅래 의원님 (수사) 소식을 듣게 됐다. 오랫동안 민주당을 지켜오신 선배고 존경하지만 선의의 경쟁은 필요하다고 본다. 경쟁 상대에 대한 말은 조심스럽다."

여당도 최승재, 이용호, 조정훈 의원 등 대거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다

"민주당이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연이어 마포갑에서 참패했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마용성(마포·용산·성동) 개발로 자산가들이 많이 들어오는 등 구성원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여권 주자들도 이를 감안하고 몰리는 것이다. 맞서기 위해선 소총수가 아니라 곡사포가 필요하다."

당선되면 어떤 정치인이 되고 싶나?

"정치에 잔뼈가 굵은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외신과의 소통 등 기존 정치권과는 다른 방식으로 판을 바꿔왔고 외연 확장을 이뤄왔다. 외신을 대선 선거운동에 활용(타임지)할 수 있다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나.

저는 스스로를 디플로미스트(Diplomacy+Economist)로 소개하고 있다. 경제는 곧 외교고 외교는 곧 경제다. 경제개혁과 외교 관련 능력을 통해 마포와 민주당, 대한민국에 기여할 것이다."

이지수 전 청와대 언론비서관은 1964년생, 숭문중·광성고 출신으로 △연세대 경제학 학·석사 △美 컬럼비아 MBA, 예시바 대학교 카도조 로스쿨 법무박사(J.D) △미 뉴욕주 변호사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센터 실행위원 △경제개혁연대 실행위원 △19대 대선 문재인 캠프 외신대변인 △한국표준협회 산업표준원장 △문재인 정부 청와대 해외언론비서관 등을 역임했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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