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케이크와 빵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와 연말 분위기를 느끼는데 있어 빠지면 섭섭한 메뉴다. 특별한 의미가 담긴 베이커리 제품은 더욱 특별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선사하기도 한다.
마켓컬리는 올해 연말, 이야기가 담긴 베이커리 발굴에 집중했다. 고민 끝에 마켓컬리가 자신 있게 베이커리 '주인공'으로 선보인 제품은 '슈톨렌'이다.
슈톨렌은 독일에서 크리스마스 시기 만들어 먹는 전통 빵이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조금씩 잘라서 먹기에 다가오는 연말 분위기를 느끼기에 제격이다. 빵 위에 새하얗게 덮여 있는 흰 설탕 가루는 눈을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특별한 연말…마켓컬리만의 특별함 담고 싶었다"
"매년 연말 베이커리 업계는 의례적으로 화려한 케이크를 출시해요. 저희도 케이크를 선보이고 있긴 하지만 마켓컬리만의 차별점을 강조하고 싶었어요. 고민 끝에 상품에 담긴 의미를 잘 전달해 빵을 즐기는 고객들이 따뜻함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번 연말 유럽의 전통이 담긴 베이커리를 준비했습니다."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컬리 본사를 찾아 김지애 컬리 베이커리 MD를 만나 컬리만의 케이크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마켓컬리는 슈톨렌에 담긴 '스토리'에 주목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지애 MD는 "슈톨렌은 럼에 절인 견과, 건과일을 넣어서 만든 빵인데 유럽에서는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면서 한 조각씩 썰어 먹곤 한다"며 "연말마다 케이크만 구매하는 고객에게 새로움을 줄 수 있는 제품을 찾다가 슈톨렌에 주목하게 됐다"고 말했다.
마켓컬리는 2016년부터 슈톨렌을 선보이기 시작했는데 슈톨렌의 인기는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이에 맞춰 슈톨렌 상품 수는 지난해 대비 2배가량 늘었고, 상품 판매량 자체는 약 20% 증가했다.
김 MD는 "저희가 예전부터 슈톨렌을 팔았지만 지난해부터 고객들의 인지도가 눈에 띄게 높아진 것 같은데 이 인기가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작년에는 11월 말부터 슈톨렌, 파네토네 등의 검색량이 증가했다면 올해는 11월 초부터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한 브랜드의 경우 예년과 같은 수량을 준비했는데 일찌감치 품절됐다.
이탈리아 전통 빵인 파네토네 역시 토니라는 제빵사가 사랑하는 여인과 그의 아버지인 부유한 상인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만든 빵이다. 연인의 아버지는 빵이 마음에 든 나머지 딸과의 결혼을 허락하는 동시에 밀라노에 빵집까지 차려줬다.
조금씩 잘라 먹는 슈톨렌의 특징상 섭취 기한은 2주 이상으로 길다. 가운데 부분부터 썰어 먹은 후 다시 빵끼리 붙여 랩으로 감싸뒀다가 잘라먹는 방식이다. 숙성될수록 오히려 더 맛있어진다는 설명이다.
김MD의 애정이 담긴 슈톨렌은 오설록의 '제주 말차 슈톨렌'이다. 슈톨렌이라는 아이템 선정부터 론칭까지 1년 넘는 시간이 소요됐다.
"온라인 빵지순례 맛집이 목표"...매년 베이커리 매출 20% 성장
마켓컬리에는 슈톨렌 외에도 다양한 베이커리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한명의 베이커리 MD가 일 년 동안 준비해 선보이는 제품만 300~400개에 달할 정도다. 컬리의 강점인 '큐레이션'에 집중한 결과 마켓컬리의 베이커리 매출도 날로 증가하고 있다. 베이커리 매출 신장률은 매년 20%씩 상승하고 있는데 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성장이 예상된다.
김 MD는 "유명 빵집의 경우 가게 문이 열리기도 전에 가서 줄을 서서 사야 하는데 마켓컬리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이 온라인 빵지순례가 가능하다"며 "메종엠오, 리치몬드, 사층빵집 같은 서울 브랜드부터 경상쪽에서 인기 있는 겐츠 베이커리, 강원도에서 인기 있는 세렝게티, 돌체테리아 등 전국의 유명 베이커리가 저희 파트너사로 함께 하고 있기에 가능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매장에서 파는 것과 비슷한 맛을 내기 위해 장기 프로젝트로 진행되기도 한다. 김 MD는 "직접 먹어보고 꼭 들여오고 싶은 빵이 있으면 베이커리 대표님을 끊임없이 설득해야 하는데 본인만의 철학을 가지고 있기에 온라인 판매를 반가워하지 않는 분들도 많다"며 "일단 온라인 출시 결정이 되면 현장 판매 제품과 온라인 판매 제품의 맛이 비슷한지 계속해서 비교하는데,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어느 제품인지 맞힐 수 없을 정도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MD가 최근 선보인 '흥만소' 빵 역시 그렇다. 김 MD는 "한 박람회에 갔다가 쌀크림으로 만든 흥만소 쌀빵을 먹어봤는데 너무 맛있어서 흥만소 대표님께 컬리 입점을 제안했는데 다행히 흔쾌히 수락하셨다"며 "하지만 그 이후에 매장에서 직접 만드는 맛이랑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 수 있는 제조사를 찾는 과정과 온라인 판매 컨설팅에 시간이 걸려 7개월 만에 출시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출시한 제품에 대해 김 MD는 "제가 아이는 없지만 뭐랄까 제 아이를 세상에 내놓은 기분"이라며 "상품이 얼마나 팔리는지 후기는 어떻게 올라오는지 계속해서 살펴보면서 제품이 더 좋아지도록 노력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마켓컬리에 먼저 입점을 제안하는 브랜드도 많다. 이런 제품들은 품평회를 통해 입점 여부를 결정한다. 김 MD는 "매주 열리는 품평회에 대표님부터 저희 MD들이 다 모여서 그 제품을 직접 먹어보며 전반적인 평가를 한다"며 "품평회를 통과한 제품이 마켓컬리에 입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많은 브랜드를 론칭하다 보니 인기가 떨어지는 제품은 자연스레 소멸하기도 한다. 마켓컬리는 판매 상품 수 3만개 수준을 항상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MD들 사이에서는 자신이 선보인 상품이 판매 종료되는 순간을 '은퇴식'이라고도 부르며 아쉬워하기도 한다.
마켓컬리 베이커리의 내년 목표는 더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다. 김MD는 "한 소비자가 마켓컬리에서 빵 브랜드 도장 깨기를 하고 있다는 말이 인상 깊었다"며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더욱 다양한 브랜드를 도입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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