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CEO 모범 관행에 DGB금융 '고민'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은행권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승계 절차를 바꾸는 모범 관행이 발표되면서 당장 DGB금융지주가 고민에 빠졌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2일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들과 간담회 후 "모범 관행의 정신은 하루 이틀 만에 구현하기 어렵다"면서도 "(후보들이) 상대적으로 사람들 보기에 유리한 지위에 있는 사람들의 들러리를 서는 것처럼 선임 절차를 진행하면 적절치 않다는 것을 DGB금융에서도 이해하고 있어 향후 후보군 물색이나 절차에 충분히 반영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금감원이 발표한 '은행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 관행'은 이사회 책임 강화와 경영 승계 절차와 관련한 30개 원칙을 적용하는 방안이다.

금융회사의 경영승계절차를 최소 CEO 임기 만료 3개월 전에 개시하고 절차와 세부 사항을 명문화하도록 했다. 금융회사가 단계별 로드맵을 만들어 최종안을 내면 경영실태평가(CAMEL-R)에 반영한다.

당국은 금융사의 특성에 맞게 모범 관행을 적용해 자율적 개선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이를 경영실태평가에 반영하면서 금융회사들은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현재 차기 회장 선임 과정에 있는 DGB금융지주는 상황이 모호해졌다. 당장 사외이사 확대와 같은 물리적 조건을 부합하기는 어렵더라도 내·외부 후보자에 대한 공정하고 면밀한 평가를 위해 평가·검증 방식을 다양화하는 등 모범 관행의 취지를 어떻게 최대한 반영할지가 고민이다.

DGB금융은 이달 말 10여명의 1차 후보군을 발표할 예정으로 내년에 최종 후보를 선임한다. DGB금융 관계자는 "오늘 발표된 방안을 토대로 지배구조 내규에 잘 녹이도록 검토하고 준비해 나가겠다"고 했다.

모범 관행에 따르면 비상 승계의 경우에 대비해 경영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CEO 유고 등 비상 승계 요건, 직무 대행 절차, 후임 CEO 선임 절차 등 실행할 수 있는 구체적인 비상 승계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