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 기대했는데"…면세점 활기 4분기에도 '면제'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하반기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전망되던 면세점 업계가 여전히 고전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의 영향을 크게 받는 업종인데, 중국 경기 회복이 늦어지며 관광객 증가 속도가 더딘 탓이다. 중국인 단체관광도 점차 늘고 있고, 정부 정책도 뒷받침해주고 있지만 면세점 업계는 정상화 시기를 내년 이후로 보고 있다.

지난 8월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방한 단체관광 비자를 6년 5개월 만에 허용하면서 면세업계는 중국인 관광객을 맞이할 준비로 분주했다. 이후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이 여객선과 항공기를 이용해 국내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기대에는 못 미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12일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9월 방한한 중국인 관광객은 월평균 14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로 단체관광이 불가했던 2017∼2019년 평균(월 41만6000명)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방한 상위 4개국인 일본, 미국, 대만, 베트남 관광객 수는 코로나19 이전 대비 84.1~106.7% 회복된 것과 달리 중국은 48.8%로 부진한 상황이다.

이는 중국의 경기 악화 때문이다. 중국의 경기가 어려워짐에 따라 해외여행에 대한 수요 역시 둔화했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 방문객 수의 회복률이 더디지만 여전히 중국인들은 한국의 면세 쇼핑을 즐기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올해 1~9월 한국·중국·일본 해외여행객들의 인천공항 이용 특성 비교 조사(해외출국자 3491명 대상. 한국인 3021명, 중국인 259명, 일본인 211명)한 결과에 따르면 중국인이 면세점 쇼핑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인 응답자 중 57.1%가 면세점을 방문했는데, 이 중 75%는 면세품을 구매했다고 답했다. 한국인은 45.2%가 면세점을 방문해 이 중 69.0%가 구매에 나섰다. 일본인은 28.0%만 방문했는데 구매율은 74.6%로 필요한 물건이 있는 경우 면세점을 방문하는 경향이 높았다.

1인 기준 구매액수도 중국인이 26만7822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인은 19만1405원, 일본인은 16만1503원이었다.

정부도 면세점 살리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우선,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해외 여행자의 향수 면세 한도가 기존 60ml에서 100ml로 상향된다. 향수와 화장품은 면세점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업계는 매출 증가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향수 면세한도는 1979년부터 60ml로 유지돼 왔다. 이 때문에 면세업계에선 향수에 대한 면세한도 기준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왔다. 명품부터 중저가까지 향수 가격이 천차만별인 데다 현재 여행객의 소비 수준과도 맞지 않다는 이유였다. 세관에서도 100ml 향수에 대해 과세하지 않고 조용히 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사후면세점 즉시환급 한도도 현재 25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상향조정된다. 외국인의 국내 관광을 촉진해 내수 진작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사후면세점 한도는 외국인 관광객이 전국의 사후면세점에서 면세가격으로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 한도로, 현재 1회 기준 50만원, 총구매금액은 250만원이다. 내년 1월 1일부터는 1회 100만원, 총 500만원으로 오른다.

이외에도 정부는 올해 말까지 중국인에게만 한시적으로 적용하던 단체전자비자 수수료 면제를 내년까지 연장하고, 중국뿐 아니라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까지 확대한다.

하지만 면세점 업계가 실적 회복을 노리기엔 역부족이다. 면세점은 시내점 및 공항점 등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익 구조 개선과 신규 채널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지난 8월 중국의 한국 단체관광이 허용된 이후 4분기쯤이면 실적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이 나왔는데 단체관광객이 들어오고는 있지만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매우 저조해 내년 이후에나 정상화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정부의 정책도 당연히 도움은 되지만 주요 실적은 사실상 중국에서 나오다 보니 중국 경기가 회복돼야 면세점도 진정한 회복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