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만난 안철수 "지도부, 혁신 실패"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직을 내려놓은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혁신은 실패했다. 치료법을 제안했으나 환자가 치료를 거부한 것"이라며 지도부를 압박했다.

자리에서 이를 들은 인 위원장은 "본인 역할은 오늘 아침까지였다"며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다만 회동 직후 안 의원은 "인 위원장이 본인 말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인 위원장과 회동 후 결과 발표 자리에서 "인 위원장이 마지막 공식 만남을 제게 요청해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운을 뗐다.

그는 "오늘 가감없이 우리 당 총선을 승리를 위한 본인 생각을 말하겠다"며 "혁신위 탄생 이유를 돌아보면 본인이 연초 주장한 수도권 위기론을 당 지도부가 공감하지 않다가 강서 보궐선거에서 크게 패해 수도권 위기론이 사실로 밝혀졌고, 이걸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수도권 위기를 불식시킬 정도로 당이 혁신하지 못했다면 혁신위는 국민에게 시간끌기용에 지나지 않는다"며 당 혁신 작업은 실패했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본인과 인 위원장은 둘다 의사다. 치료법을 제안했지만 환자가 이를 거부한 것"이라며 "이제 당대표와 지도부가 어떤 방향으로 민심을 회복하고 총선 승리를 이끌 것인지 답을 내놓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인 위원장이 당에 공천관리위원장을 요청한 것에 대해서도"당이 혁신과 희생을 실천하기 위한 압박용"이라며 이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공천권에 욕심있는 사람이 아닌지 되돌아보라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이날 오전 사실상 활동 조기 종료를 선언했다. 혁신위는 내주 월요일(11일) '중진 험지 출마' 내용이 포함된 최종 혁신안을 당 최고위에 보고 후 백서 작성을 끝으로 공식 역할을 마친다.

공식적으로는 "할 일을 다했기 때문에 일찍 마치는 것"이라고 했으나 이날까지도 지도부가 혁신위의 핵심 혁신안인 '중진 험지 출마'에 대한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혁신위가 운영 동력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끝으로 안 의원은 △ 내각과 차기 총선에서 과학기술인재 적극 발굴 △ 진영 정치 종식 방안 마련 △ 당 내 지도자들의 정치적 희생 △ 건강한 당정관계 회복 등 당 혁신 방향 네 가지도 새로 제시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인 위원장은 "안 의원이 비판한 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많은 사람 기대가 컸던 것에 (혁신위가) 미치지 못한 것에 대해 송구하다"며 "이외 드릴 말씀은 오늘 아침 혁신위 회의에서 다 드렸다"고 했다.

인 위원장은 '오늘 안 의원 말에 공감하느냐'는 물음에도 "안 의원이 말한 것이다. 본인은 오늘 아침 혁신위가 끝났고 아쉽다는 표현이 전부"라며 "오늘은 안 대표가 본인이 진심으로 어려울 때 격려를 많이 해줘서 그에 대한 감사를 표현하기 위해 온 것"이라고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다만 안 의원은 결과 발표 직후 기자들을 만나 '인 위원장이 오늘 본인 말에 공감했느냐'는 질문에 "중요한 분을 만나는데 말로만 이야기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종이로 정리를 해서 보여드렸다"며 "인 위원장은 공감한다는 말씀을 했다"고 답했다.

그는 "그렇지만 이제 인 위원장은 혁신위원장이 아니다"라며 혁신 작업 성공 여부는 당에 달렸음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