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서울 지하철 초미세먼지 농도가 다시 수직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기시설 노후화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24.0㎍/㎥까지 떨어졌던 서울 지하철 초미세먼지 수치가 올해 40.5㎍/㎥로 다시 수직 상승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 지하역사 10곳 중 8곳은 환기설비가 내구연한을 넘긴 ‘노후 설비’인 것으로 진단됐다.
지하철 1~8호선 역사 중 월평균 초미세먼지 수치가 1년 내내 법정 기준치(50㎍/㎥)를 넘어선 역사는 34곳에 달했다. 1호선은 노선 평균이 법정 기준치를 초과했다. 종각역은 일평균 최고 수치가 무려 617.1㎍/㎥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동안 서울시와 환경부, 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 공기질 개선을 위해 투입한 예산은 3334억원에 달한다. 예산 투입 대비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통행량 감소에 의한 착시가 걷히자 저감 대책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란 진단이다.
실제 초미세먼지 수치는 이용객 수, 열차 운행 횟수와 정비례 관계를 보인다. 반면 공기질 개선에 가장 중요한 환기설비 노후화는 심각한 상황이다.
소영철 서울시의회 의원(국민의힘)이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하역사 250곳 가운데 197개 역, 79%의 환기설비가 법정 내구연한 20년을 넘은 노후 설비였다.
노후 환기설비를 교체했더니 초미세먼지 농도는 눈에 띄게 줄었다. 2022년 3월 환기설비가 개량된 미아역과 쌍문역은 같은 해 2월 각 152.6㎍/㎥, 152.8㎍/㎥의 초미세먼지 수치를 보였는데 올해 2월에는 49.5㎍/㎥, 44.5㎍/㎥로 개선됐다.
문제는 설비 교체가 제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당초 28개 역사를 목표로 수립했던 개량 계획은 고작 14곳만 착공까지 이어졌다. 서울교통공사는 앞으로 5년 동안 44개 역사의 환기설비를 교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 의원은 “재정난을 겪는 공사의 여건을 고려하면 또다시 축소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공기청정기, 터널 전기집진기, 살수배관 설치 등 사실상 효과가 없거나 매우 미미하다고 결론 난 저감 대책들에 여전히 수백억의 예산 계획이 잡혀 있다”며 “앞으로 고비용 저효율 사업을 정리하고 노후 환기설비 개량과 같이 성과가 검증된 대책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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