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올 한 해 국내 증시는 인공지능(AI), 이차전지, 테마주 등의 특정 종목의 주도로 요동치다 최근엔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 시행으로 변동성이 커졌다. 연말을 향해가고 있음에도 증시의 방향이 뚜렷하지 않은 가운데, 증권가에서도 엇갈린 내년 전망을 내놓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2433.25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일 대비 29.49포인트(1.23%) 상승한 수치로, 지난 6일 공매도 전면 금지를 시행하자 큰 폭으로 오른 뒤 내림세를 타던 코스피가 10일부터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올 초 대다수 증권사는 국내 증시가 상저하고의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AI, 이차전지 등 특정 업종에 국한된 주도세와 하반기 들어선 이차전지로의 수급 쏠림현상마저 완화되고 장을 이끄는 업종이 사라지자 조정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엔 금융당국에서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를 시행해 변동성도 커졌다.
증권가에서는 연내 코스피 지수가 상승세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과 외국인 수급 이탈로 조정장이 이어질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함께 나온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3년 하반기는 상반기 과열의 되돌림 장세"라며 "연말까지는 되돌림 움직임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연말 숏커버링 계절성에 공매도 금지 조치 등의 요인은 성장주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제한된 박스권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공매도 금지 재료는 이제부터 지수 상승 시 회복 탄력성을 높일 수 있지만, 자체적으로 방향성 결정 잠재력을 보유하지 않는다. 소외주 숏커버 효과를 약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또한 "공매도 전면 금지가 증시 향배를 결정 짓는 변수는 아니"라며 "이해득실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공매도 전면 금지에 대한 막연한 기대도, 우려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내 증권사가 제시한 내년 코스피 예상 범위는 1900~3137선으로, 내년 전망을 가장 긍정적으로 제시한 곳은 BNK투자증권, 가장 부정적으로 본 곳은 교보증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예상 범위 2300~3137선을 제시한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 코스피 12개월 전망 주당순이익(EPS)는 237포인트로, 지난 1분기 저점을 기록한 후 반등 국면에 있다"며 "경기침체를 고려하더라도 2300선에서 더 내려가긴 어려울 것이다. 1분기를 저점으로 U자형으로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교보증권은 1900~2500선을 제시했다.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상장사의 이익이 부진해 증시가 회복되긴 어려울 것으로 봤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베타 수익(시장 지수)을 추구하기 보다는 알파 수익(개별 종목)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할 시기"라며 "높은 금리 환경이 지속된다면 주식시장의 밸류 부담이 커질뿐 아니라 기업 마진은 악화하고 재무적 위험도 구체화 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상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 제조업 경기 반등이 증시 상승을 이끌고 하반기엔 선진국 경기침체 리스크, 경기 둔화의 우려가 증시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정치적 불확실성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내년에는 한국 총선, 미국 대선, 유럽의회 선거, 대만 총통선거 등 주요 선거 이벤트가 대거 포진돼 있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내년은 주요국들의 대선, 총선이 예정돼 있다"며 "향후 글로벌 정치, 외교, 경제 정책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양극화된 정치 지형, 공급망 재편을 위한 대규모 산업정책 가능성이 높아져 경제와 증시에 불확실성과 하방 압력을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영 기자(jy100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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