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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김연경 "개인적 의견이지만 트라이아웃제 좋을까요?"


외국인선수·AQ 현행 선발 방식 만사형통일까

[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제게도 V리그에서 뛰고 싶다는 얘기를 하는 (외국인)선수들이 있어요." 지난 8일 화성체육관에선 홈 팀 IBK기업은행(이하 기업은행)과 원정 팀 흥국생명의 2023-24시즌 도드람 V리그 경기가 열렸다.

흥국생명은 이날 기업은행에 세트 스코어 3-1로 이겼다. 김연경은 옐레나(보스니아)와 함께 25점을 올려 소속팀 흥국생명 역전승을 이끌었다.

김연경은 경기 후 현장 취재진과 공식 인터뷰를 가졌고 이 과정에서 올 시즌 V리그에 도입된 아시아쿼터(AQ)에 대한 취재진 질문이 있었다.

흥국생명 김연경이 지난 8일 열린 IBK기업은행과 원정 경기 도중 공격 득점을 올린 뒤 환호하고 있다. 흥국생명은 이날 1세트를 먼저 내줬으나 2~4세트를 연달아 따내 세트 스코어 3-1로 역전승했다. [사진=발리볼코리아닷컴]

김연경은 AQ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개인적인 의견이라며 "현 선발 방식은 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V리그는 다른 리그와 다른 분명한 차이 한 가지가 있다.

외국인선수와 AQ 선수 영입에 있어 자유선발이 아닌 트라이아웃을 거친 뒤 드래프트로 선수를 뽑는다. 해당 방식은 지난 2015-16시즌 V리그 여자부에서 처음 시작됐고 2016-17시즌 남자부도 도입돼 올 시즌까지 이어지고 있다.

V리그를 주관하고 있는 한국배구연맹(KOVO)이 자유선발 방식에 변화를 준 이유는 있다. 외국인선수 몸값 상승 때문이다. KOVO와 각 구단들은 이 부분에서 의견 일치를 봤다. 여기에 KOVO가 항상 추구하고 있는 각 구단별 전력 평준화 정책도 자유선발에서 트라이아웃으로 변화를 준 요인 중 하나다.

2024-25시즌이 되면 트라이아웃 도입 횟수도 10년째를 바라보게 된다. 그런데 이 제도 또한 맹점이 있다.

비용 문제다. 이유는 적정 몸값에 걸맞는 선수가 V리그로 오느냐다. 일부 구단에서는 '예를 들어 10만 달러 정도에 충분히 올 수 있는 선수에게 30만 달러를 주고 데려오는 모양새가 됐다'라는 말을 할 정도다.

폴란드 여자배구대표팀에서 주 공격수로 활약했던 말비나 스마르잭(오른쪽)이 국제배구연맹(FIVB) 주최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경기 도중 스파이크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국제배구연맹(FIVB)]

그리고 V리그에서만 적용되는 제도다 보니 한국으로 와 뛰고 싶어하는 선수들에게는 되려 트라이아웃이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 김연경이 기업은행전을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언급한 부분과 연결된다.

김연경은 "AQ의 경우에도 자국대표팀에서 주전급 선수들이 V리그로 온 셈인데 이들도 나중에가면 굳이 트라이아웃을 거쳐 (V리그)오려고 할까요?"라고 반문했다.

지난 4월 2023 V리그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을 앞두고 이름값만 놓고 보면 A급에 속하는 한 선수가 V리그행을 타진했다. 주인공은 폴란드 여자대표팀에서 주 공격수로 뛴 말비나 스마르잭이다.

그러나 스마르잭은 V리그로 오지 않았다. 트라이아웃이 걸림돌이 됐다. 부상으로 인해 예전 기량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트라이아웃에 참가 신청했다면 단연 1순위 지명감으로 꼽힐 수 있었다.

신장 191㎝의 장신 아포짓으로 신체 조건 뿐 아니라 국제대회 경력면에서도 수준급 외국인선수로 분류될 수 있는 스마르잭은 에이전트를 통해 V리그행에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트라이아웃 참가를 두고 고심하다 이탈리아리그 VBC 트라스포르티 카사마지오레와 계약했다.

흥국생명이 아시아쿼터(AQ)로 선발한 레이나(일본)가 지난 8일 열린 IBK기업은행과 원정 경기 도중 공격 성공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발리볼코리아닷컴]

V리그 트라이아웃은 지난 5월 튀르키예(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렸다. 스마르잭은 그 기간까지 기다릴 수 없었다. 만에 하나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다가 지명을 받지 못하는 상황도 고려해야했다.

김연경은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선을 긋긴 했지만 "외국인선수와 AQ 선수에 범위를 두고(트라이아웃) 구슬 추점(드래프트)을 통해 뽑는단 건 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물론 선발 방식을 두고 현행 유지를 찬성하는 의견도 있을 것이다. 각 구단 이해관계가 서로 다르기도 하고 KOVO도 현 제도를 손대기 보단 현상 유지에 방점을 찍고 있어서다.

AQ 도입에 따라 국내 선수들이 뛸 수 있는 입지가 더 좁아진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다보니 '코트에서 사리지는 선수들이 니온다'는 주장도 있다. 이러한 지적, 걱정에 대한 해결책은 되려 간단하다.

AQ와 외국인선수 제도를 없애면된다. 국내 선수들로만 리그를 치르면 될 일이다. 하지만 능사일까. V리그도 국제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내 선수들로만 리그를 치른다면 노심초사 한국 배구를 걱정하며 배구를 누구보다 잘알고 있다고 자부하는 분들이 줄기차게 이야기했던 '국내 배구의 갈라파고스화'는 현실이 될 수 있다.

IBK기업은행이 아시아쿼터로 영입한 세터 폰푼(태국)이 지난 8일 열린 흥국생명과 홈 경기 도중 패스(토스)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발리볼코리아닷컴]
/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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