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증권, 하나은행·예탁원 대상 '옵티머스' 손배소 9일 시작

[아이뉴스24 오경선 기자]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사태(이하 옵티머스 사태)의 보상 책임을 두고 금융사간 법적 분쟁이 2년만에 시작된다. 펀드 판매사였던 NH투자증권이 수탁사인 하나은행과 사무관리사 한국예탁결제원 등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 재판이 오는 9일 첫 변론을 앞두고 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제29민사부(한정석 부장판사)는 오는 9일 오전 11시30분 NH투자증권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사건에 대한 1차 변론기일을 진행한다. NH투자증권이 지난 2021년 10월 5일 법원에 소장을 낸 지 약 2년 1개월여 만이다.

손해배상 원고소가는 100억원이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펀드와 관련해 일반 투자자 831명에게 배상해 준 총 2780억원 중 이번 재판에서 명시적 일부 청구로 100억원만 기재했다. 고액 민사 소송의 경우 비용 등을 이유로 일부 손해금액만 우선 청구하는 방식이 통상적으로 사용된다. 이번 소송 역시 현 소가는 100억원이지만 소송 진행 이후 청구금액 증액이 가능하다.

피고인은 옵티머스운용의 공동파산관재인인 예금보험공사와 이정선 변호사, 하나은행, 예탁원, 김재현 전 옵티머스운용 대표, 윤석호 전 옵티머스운용 이사, 정영제 전 옵티머스대체투자 대표, 유현권 전 스킨앤스킨 고문, 이동열 전 옵티머스 2대주주 등 9명이다.

원고인 NH투자증권은 소송 대리인으로 법무법인 태평양을 선임했다. 하나은행은 법무법인 화우와 케이에이치엘, 예탁원은 법무법인 광장의 변호를 받는다.

옵티머스 사태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지난 2020년 6월 펀드 환매 중단을 선언하면서 시작됐다. 안전 자산인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면서 3천200여명으로부터 1조3천억원을 끌어모은 뒤, 그 투자금으로 부실채권을 인수하거나 펀드 돌려막기에 사용해 5천억원대의 피해를 일으켰다.

NH투자증권은 금융감독원의 권고에 따라 일반투자자들에게 투자 원금 전액을 지급하면서, 개별 합의를 통해 투자자들이 갖고있는 수익권과 손해배상청구권 등 권리 일체를 양수 받았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사태에 따른 일반투자자에 대한 투자금 반환을 하나은행·예탁원 등과 연대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수탁사 하나은행은 실질적으로 펀드 운용에 대한 감시 책임이 있음에도, 펀드 자금이 운용목적과 다르게 운용되는 것을 묵인·방조함으로써 자본시장법법을 위반했다는 것이 NH투자증권 측 주장이다. 또한 하나은행이 펀드 환매 불능사태 당시 고유자금으로 상환 불능 상태를 막은 정황이 있는 점도 문제로 삼았다.

예탁원에 대해서는 허위 자산명세서를 작성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운용사 요청에 따라 자산명세서 상 사모사채를 공공기관 매출채권으로 변경해 정상적인 펀드운용이 이뤄지고 있다고 오인토록 만든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한편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NH투자증권 법인과 임직원에 대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중앙지방법원 형사항소과 제8-1부는 오는 10일 이들에 대한 선고기일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