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친명(친이재명)계 조정식 사무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총선기획단'을 곧 발족할 예정이다. 비명(비이재명)계는 조 사무총장의 '친명 공천' 가능성을 거론하며 비판 목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에서는 비명계의 주장이 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관위도 참여 보장…"반대 의견 쉽겠나"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내달 1일 조정식 사무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총선기획단'을 정식 출범할 예정이다. 내년 총선 관련 실무기구로 민주당에서는 관례상 사무총장이 총선기획단장을 당연직으로 맡아왔다.
문제는 총선기획단장은 당 관례에 따라 향후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 전략공천관리위원회(전략공관위)에도 당연직으로 참여한다는 점이다. 친명계 핵심 그룹인 조 사무총장이 공천 실무에 직접 관여하는 셈이기에 비명계의 우려 목소리는 나올 수 밖에 없다.
당장 비명계 핵심인 이원욱 의원을 시작으로 조 사무총장에 대한 사퇴 주장이 나온다. 이상민 의원 역시 전날(30일) 라디오에서 "사무총장을 교체해야 된다는 주장은 이재명 대표 체제에 대한 깊은 불신"이라며 "공천이나 당무 운영 등에 불공정한 처사들이 많을 것이라는 우려"라고 지적했다.
특히 현재 친명계 원외인사로 알려진 이경 당 부대변인, 진석범 동탄복지포럼 대표,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이 각각 이상민(대전 유성구), 이원욱(경기 화성 동탄을), 윤영찬(경기 성남 중원) 의원 등 비명계 의원과의 공천 경쟁을 준비하고 있어 경계심은 높아지고 있다.
한 비명계 의원은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솔직히 당 사무총장이 공관위 등에 직접 참여하면 공관위에서 반대 의견이 나오기 쉽겠느냐"며 "(친명계가) '공천 학살' 의심을 받기 싫다면 오얏나무에서 갓끈 매지 말고 조 사무총장은 내려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력 소개 '李 언급' 금지…'김어준 여조' 도마 위
그러나 한편에서는 조 사무총장에 대한 공격이 과하다는 주장도 있다. 지도부 중 유일한 비명계인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지도부의) 통합 의지는 여전히 꺾이지 않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친명 공천 염려가) 쳇바퀴처럼 돌고 도는데 서로 믿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비명계 원외인사인 박성민 전 최고위원은 전날 라디오에서 "이분 내려오시면 그럼 비명계 쪽 인사를 임명하겠느냐"며 현실론도 폈다.
비명계 불만을 의식한 듯 민주당 중앙당 선관위는 최근 당내 경선 후보들의 경력소개·여론조사 등에서 이재명 대표 등의 이름(전·현직 대통령 포함)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대표 경력 허용 지침'을 의결했다. 일부 후보자들의 이른바 '이재명 마케팅'을 금지하겠다는 의미로 공천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비명계에서는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한 비명계 관계자는 통화에서 "김어준 등이 '여론조사 꽃'을 통해 친명계 인사들을 간접 지원하고 있는데 (이재명 마케팅 금지가) 실효성 있겠느냐"며 "너무 소극적인 방안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최근 방송인 김어준씨가 설립한 '여론조사꽃'은 진석범 대표, 현근택 부원장 등의 경쟁력을 부각하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해 친명계를 지원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민주당 경선은 '권리당원 투표'와 'ARS 국민 여론조사'를 반씩 반영해 당락을 결정하는 구조(시스템 공천)다. 친명계와 비명계 모두 시스템 공천이 상대방에게 유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명계 의원 지역구 경선을 준비하는 한 친명계 인사는 통화에서 "출마 의사를 밝힌 이후 지역 당직자들은 현역 의원(비명계)의 눈치를 보며 암암리에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역에서는 홀로 싸우는 느낌도 있다"며 "친명·비명을 떠나 권리당원 모집, 여론조사 모두 현역 의원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시스템 공천' 하에서 공천 학살 우려는 비명계의 앓는 소리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반면 한 비명계 의원은 통화에서 "친명계 인사들이 개딸 등 강성당원의 지원을 받으며 이름을 알리고 있다. 권리당원 투표, 여론조사 모두 우리보다 불리하다고 할 수 있느냐"며 "오히려 앓는 소리는 그들이 한다"고 반박했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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