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미국의 고금리 기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국내 증시는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주식 이외의 투자처를 찾아 나선 투자자들은 금리형 상장지수펀드(ETF)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날 때까지 당분간 안전자산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26일 코스콤CHECK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순자산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ETF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이다. 이 기간 동안 순자산 3조571억원이 늘었다.
이어 2위와 3위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 'TIGER KOFR금리액티브(합성)'이었으며 각각 순자산 1조8505억원, 1조1094억원이 증가했다. 4위는 '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으로 순자산 5324억원이 유입됐다.
최근 국내 증시는 미국 국채 수익률 급등과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영향을 받아 좀처럼 힘을 못 쓰고 있다. 여기에 연초부터 장을 주도하던 2차전지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화됐고 뚜렷한 반등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 상황 또한 증시 변동성을 키웠다. 대내외적인 상황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금리형 ETF를 대안처로 삼은 것이다.
금리형 ETF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 미국무위험지표금리(SOFR) 등 특정 금리를 기초지수로 삼아 일정한 이자를 받는 상품이다. 매일 이자가 복리로 쌓이고 은행예금과 달리 쉽게 현금화가 가능하며 부도 위험도 거의 없다.
또한 ISA, 개인연금, 퇴직연금 계좌에서 거래 시 인출 시점까지 과세가 이연되고 세액공제까지 받을 수 있어 연금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는 점도 금리형 ETF의 투심을 자극한다.
금리형 ETF 중에서도 CD금리 ETF에 더 많은 투자자금이 몰리는 까닭은 다른 금리 지표보다 CD금리 상승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지난 8월초까지 하락세를 타던 CD금리는 9월 1일을 기점으로 오름세다. 지난달 19일엔 8개월 만에 3.8%대에 진입했고 최근엔 3.82%에 머물고 있다.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위험자산으로 가야하는 자금들이 일부 파킹형 통장처럼 활용되는 단기자금 ETF로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고금리 기조가 연말 혹은 내년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하며 금리형 ETF에 대한 관심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고금리 부담으로 금융시장이 휘청이고 있으며 4분기 국내 경제 성장률 전망도 어둡다.
김 본부장은 "증시가 조정을 받을 때는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밖에 없어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며 "글로벌 긴축 우려가 해소되거나 중동 전쟁이 마무리되면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나겠지만, 이전까지는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방법이 유효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올해 말까지는 증시 반등을 위한 요소가 많지 않다. 전체 주식시장을 봤을 때는 턴어라운드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당분간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니 금리형 ETF나 배당 수익률을 적극 추구할 수 있는 배당형 ETF도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업계 관계자 또한 "주식 시장이 좋지 않으니 비교적 안전한 상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금리형 ETF에 대한 선호도도 고금리 기조가 꺾일 때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지영 기자(jy100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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