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우리은행이 이머징마켓에서 신한은행에 도전장을 냈다. 신한은행에 밀려 글로벌 부문서 만년 2위를 기록했으나, 이머징마켓의 확장을 통해 2030년까지 글로벌 당기순이익 비중을 25%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25일 우리은행은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30년까지 글로벌 당기순이익 비중을 25%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상반기 우리은행의 당기순이익(1조3166억원)에서 해외 법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0.64%(1402억원)이다. 글로벌 순익을 2배 이상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도 신한금융지주가 올해 1월 경영포럼에서 2030년까지 글로벌 순익 비중을 30%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만큼 글로벌 순익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신한은행의 당기순이익(1조4617억원)에서 해외법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7.78%(2600억원)으로 우리은행을 앞선다.
두 은행의 진검승부는 인도네시아·베트남·캄보디아로 분류하는 3대 이머징마켓이다. 신한은행의 상반기 해외법인 당기순이익(2600억원)에서 인도네시아·베트남·캄보디아 법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1.18%(1330.8억원)에 달한다. 우리은행의 해외법인 당기순이익에서도 3대 법인 비중은 46.9%를 차지할 만큼 거점 지역으로 꼽힌다.
우리은행은 글로벌 부문에서 줄곧 신한은행에 밀려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 중 2위를 기록했다. 이머징마켓에서 약진하고 있지만, 격차를 좁히진 못하고 있다.
상반기 신한은행의 인도네시아·베트남·캄보디아 법인 당기순이익은 1330억7900만원으로 우리은행(860억5400만원)보다 35.35%(470억2500만원) 앞선다. 신한베트남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260억1400만원으로 우리은행(303억7700만원)의 약 4배에 달한다.
이자 수익도 신한은행이 많다. 상반기 신한은행의 인도네시아·베트남·캄보디아 법인 이자 수익은 182억7400만원으로 우리은행(124억9600만원)보다 31% 앞선다. 우리은행은 2030년까지 3대 이머징마켓 비중을 최대 70%까지 끌어올려 격차를 줄이겠단 계획이다.
일각에선 우리은행이 신한은행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설 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머징마켓을 거점 지역으로 중점을 두는 건 경쟁사도 같다"며 "디지털·현지화 전략 등 다른 곳과 큰 차별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윤석모 우리은행 글로벌그룹장은 "경쟁 은행 대비 해외법인 순익 성장 속도가 느리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해당 지역의 법령과 조건에 맞는 여건을 만든 다음 확장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며 "속도에 차이가 날 수 있지만, 단계적으로 (성장을) 밟아 나가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은행은 세 나라(인도네시아·베트남·캄보디아)에 20년 이상 진출해 있어 경험이 많은 만큼 잘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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