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정태현 기자] 우리은행이 '이머징마켓'을 중심으로 글로벌 금융사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인도네시아·캄보디아·베트남' 3대 법인을 집중 육성해 해외 법인 순익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25일 우리은행은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30년까지 글로벌 당기순이익 비중을 25%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상반기 우리은행의 당기순이익(1조3166억원)에서 해외 법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0.64%(1402억원)이다. 글로벌 순익을 2배 이상 늘리겠다는 비전이다.
윤석모 우리은행 글로벌그룹장은 "17~18%는 기존에 진출한 현지 법인을 통해 성장하고, 나머지 6~7%는 인수합병(M&A)를 통해 채울 것"이라면서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를 통해 단계적으로 밟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순익 증대의 핵심은 '인도네시아·캄보디아·베트남' 3대 법인이다. 3대 법인 순익의 지난 3년간 연평균 당기순이익 성장률은 32%로, 9월 말 우리은행의 해외법인 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6.6%에 달한다. 우리은행은 2030년까지 3대 법인 순익 비중도 60~70%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우리은행은 동남아 성장사업부를 신설하고 3대 법인을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내년 상반기 중 이들 3대 법인에 각각 1억~2억달러씩, 총 5억달러 증자도 진행한다.
윤 그룹장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가능성 있는 곳에 투자하겠다"며 "세 나라는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곳으로 우리은행은 이 지역들에 20년 이상 진출해 있어 경험이 많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동남아시아의 모빌리티 시장을 파고들기로 했다. 자전거나 오토바이 등을 이동 수단으로 활용하는 현지 특성을 고려해, 자동차할부금융을 통해 점유율을 늘릴 계획이다.
동남아에 이은 두 번째 거점은 폴란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 폴란드와 30조원 규모의 무기 수출 계약을 체결한 만큼, 폴란드에 진출하는 방산기업의 금융지원을 늘릴 계획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중동에서 250억 달러의 사업에 참여하는 만큼 중동 진출도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해외에서 기업대출을 50%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리테일(소매금융) 법인인 캄보디아와 베트남 법인을 제외하고 인도네시아에선 기업대출 비중이 50%, 미국에선 80%, 유럽에선 대부분의 대출이 기업대출이다.
문제는 현지 조달이다. 해외 법인들의 예수금 비중이 낮은 만큼 현재는 대부분의 조달을 다른 해외법인이나 우리은행의 증자로 해결하고 있어 조달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조달 부문이 큰 숙제"라며 "현지 예수금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공동=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정태현 기자(jt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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