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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시대를 혁신하다] 신의 한 수 '반도체'…메모리한국 우뚝 세워


2001년 도시바와 낸드합작 거절 독자사업 결행…이듬해 낸드 1위 등극

[아이뉴스24 권용삼 기자] 삼성은 오는 25일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별세 3주기, 27일 이재용 회장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아이뉴스24는 30년전 '뼈를 깎는 수준의 혁신'을 주문했던 이 선대회장의 '신(新)경영 선언' 정신을 되짚어보고 이재용 회장이 구상하는 '뉴 삼성'을 조명해 본다.[편집자]

"TV도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데 반도체가 가능합니까?"

1974년 아버지 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회장에게 반도체 사업 진출을 건의한 故 이건희 선대회장에게 주변 경영진들이 만류하며 전한 말이다.

삼성전자 '화성 16라인 기공식'에 참석한 이건희 회장 모습.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화성 16라인 기공식'에 참석한 이건희 회장 모습. [사진=삼성전자]

당시 주변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선대회장은 사재를 털어 자금난에 허덕이던 웨이퍼생산업체 한국반도체의 지분 50%를 인수했다. 3년 뒤에는 1977년 잔여 지분 50%를 추가 취득해 이듬해 3월 삼성반도체로 상호를 변경했다. 오늘날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메모리 1위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삼성 반도체 신화의 개막이었다.

사업 초기 삼성의 기술력은 미국, 일본 등 해외 선도 반도체 기업들에 비해 턱없이 모자랐다. 이 선대회장은 수없이 미국 실리콘밸리를 찾아 핵심 인재들을 삼고초려했다. 특히, 당시 반도체 산업을 주도하던 미국의 페어차일드를 설득해 삼성전자 지분 30%를 내주는 조건으로 기술 이전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이 선대회장의 열정 덕에 삼성전자는 1983년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64K D램의 공정·검사·조립 기술 개발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뤘다. 당시 미국·일본보다 10년 이상 격차가 났던 삼성의 반도체 기술은 이때 무려 4년 정도로 단축됐다.

1987년 이병철 창업회장의 별세 이후 그룹 회장에 오른 이 선대회장은 반도체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당시 세계 반도체 시장을 주름잡고 있던 도시바 등 일본 기업들과 격차를 좁히기 위해 '8인치 웨이퍼 생산시설' 구축에 나선 것. 아울러 고용량 반도체 생산을 위해 '스택'형 적층 방식 도입을 단행했다.

마침내 삼성전자는 '4메가 D램' 개발에 성공한다. 1992년에는 세계 최초로 64메가 D램을 상용화했다. 이어 이듬해인 1993년 D램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했고, 1994년에는 256Mb D램 개발에도 성공했다.

2000년대에는 D램에 이어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도약을 한다. 2001년 일본의 대표 반도체 기업인 도시바가 삼성에 낸드 플래시 메모리 합작 법인 설립을 제안했으나 이 선대회장은 거절한다.

대신 대규모 투자를 통해 독자사업에 명운을 걸었다. 특유의 승부사기질이 다시 한번 유감없이 발휘된 대목이다. 결국 삼성전자는 2002년 도시바를 넘어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세계 1위에 오른다.

1974년 이건희 선대회장이 100만달러(약 13억원)을 투자하며 시작한 삼성전자는 2022년 기준 655억8500만달러(약 88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비약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혁신을 멈추지 않은 '이건희 정신'은 부친의 뒤를 이어 그룹 총수 자리에 오른 이재용 회장에게도 이어진다.

이 회장의 도전은 비메모리 반도체다. 앞서 이 회장은 2019년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을 통해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확실히 1등을 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생산·연구개발에 133조원을 투자한다.

/권용삼 기자(dragonbu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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