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전쟁 탓에 반도체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반도체업계가 스타트업의 요람인 이스라엘을 주목했던 만큼 반도체 공급과 수요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인공지능(AI) 반도체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는 15~16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AI 서밋'을 취소했다. 엔비디아는 이번 행사에서 생성형 AI와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열 계획이었다.
특히,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기조연설을 하기로 돼 있었다. 엔비디아는 "현 이스라엘 상황으로 AI 서밋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며 "참가자들의 안전이 우리의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매년 800~1000개의 기술분야 스타트업이 탄생한다. 스타트업 강국으로 AI, 핀테크, 생명공학, 사물인터넷(IoT) 등 두각을 드러내는 분야도 다양하다. 엔비디아 등 반도체 기업들은 이 때문에 이스라엘에서 주요 행사를 연다.
비메모리 반도체 1위업체인 인텔은 전쟁의 직접적인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하마스로부터 로켓 공격을 받은 아슈켈론에서 약 25㎞ 떨어진 키랴트카트에 인텔의 대규모 중앙처리장치(CPU) 공장인 '팹28'이 있기 때문이다.
이란의 '팹38' 공장도 내년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지난 6월엔 250억 달러(약 33조70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주요 법인이 있는 텔아비브가 국경에서 100㎞ 떨어진 곳이라 이번 사태에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 보고 있다. 하지만, CPU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인텔이 생산을 차질을 빚게 되면 삼성과 SK하이닉스가 공급하는 D램 수요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삼성과 SK하이닉스는 D램 시장의 70%를 차지한다. D램은 인텔이 차세대 CPU를 판매하게 되면 신규 수요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D램 가격은 하락세가 멈추는 상황이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9월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 2133MHz) 고정거래 가격은 전월과 동일한 1.30달러로 집계됐다.
D램 가격은 지난 2021년 7월 4.1달러로 최고점을 기록한 후 메모리반도체 시장 부진으로 가격이 계속 내려갔다. 올들어서도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5개월 연속 가격 하락세를 겪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사이클이 회복되려는 시기에 악재가 생겼다"며 "사태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길어진다면 반도체 시장 전반이 침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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