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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강서 보선 참패 누구 책임인가…尹-김태우 도마에


與, 수도권 선거 尹 영향력 재확인…주도권 확보 기대
김태우 재평가 목소리…"당헌당규 위반" "절실함 없어"
"당대표 중심으로 뭉쳐야…모든 책임 돌리는건 과해"

11일 저녁 김태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자가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큰 표 차이로 지는 결과가 나오자 패배를 인정하는 연설을 하고 고개를 숙인 채 사무실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11일 저녁 김태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자가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큰 표 차이로 지는 결과가 나오자 패배를 인정하는 연설을 하고 고개를 숙인 채 사무실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내년 총선 전 마지막 수도권 선거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여당의 참패로 막을 내렸다. 보수정당의 험지로 평가되는 지역이지만, 두 자릿수 격차라는 예상치 못한 결과에 후폭풍은 만만치 않은 분위기다. 정부여당에 대한 전방위적인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지만, 당내에선 윤석열 대통령과 김태우 후보에 대한 불만을 은근히 드러내는 분위기다.

당초 여당은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의 유죄 판결로 치러지는 선거인만큼, 귀책사유에 따라 무공천 기류와 함께 전국 기초자치단체 226곳 중 한 곳에 불과하다며 관심이 집중되는 것을 경계했다. 문제는 김 전 구청장이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을 등에 업었다는 평가가 내려지자 당내 공천 기류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결국 전국적 이목이 쏠린 이번 선거에서 김 후보가 17.15%p 격차로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하자, 당내에선 첫 단추부터 잘못 끼었다는 불만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당장 비윤(비윤석열)계는 윤 대통령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지만, 당내 다수 인사들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현재 윤 대통령과 척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결국 선거 결과의 책임은 온전히 김기현 지도부가 지게 됐다. 이에 김 대표는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당으로선 험지라 녹록한 여건이 아니었음에도 강서구민의 민심을 받들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선거운동에 임해준 당원 동지에게 당대표로서 감사 인사와 함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선 이번 선거 패배 책임을 김기현 지도부가 감당하는 것에 의문을 드러내는 분위기다. 부적격 후보를 공천한 것은 지도부의 책임이지만,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번 결과로 수도권 선거에서 '윤심' 영향력이 재평가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김 후보에게 힘을 실어줬다는 것이 국민이 느끼는 감정 아닌가"라면서 "당헌·당규상 맞지 않는 후보였고 강서구가 열세지역인 만큼, 모든 것을 지도부가 책임지는 것은 좀 그렇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도 "어쨌든 당대표 중심으로 뭉쳐서 가야 하지 않겠나"며 "우리가 확인한 것은, 강점으로 내세운 윤심이라는 배경이 수도권 선거에선 어렵다는 것"이라고 했다.

당 관계자들도 강서구청장 선거를 계기로 전열을 재정비해야지 지도부를 흔드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결국 윤심이 통하지 않은 것인데, 이로 인해 대통령실의 입김은 줄고 오히려 당대표의 행보에 따라 장악력이 높아지게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관계자는 "공익제보자라는 김 후보가 만약 민주당 인사였다면, 우리당은 가만히 있었겠나"며 "국민은 실형받았다가 뜬금없이 사면받아 후보로 나오는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인천에서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8.28.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인천에서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8.28. [사진=대통령실]

당내에선 선거 당시 드러내지 못한 김 후보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이어졌다. 특히 당과 달리 선거에 임하는 김 후보의 태도와 의지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한 당 관계자는 지난 8일 김 후보가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김 대표와 함께 강서구 화곡동 '치유하는 교회' 예배에 참석한 것을 언급, "당대표가 직접 나서서 도와주고 있는데, 후보는 당대표보다 늦게 참석해 기다리게 했다"며 "다른 일정이 있어 불가피했다면 모르지만, 특별한 이유도 없이 늦은 것은 절실함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20·30세대가 주축이 된 오세훈 캠프와 비교해 젊은 인재를 활용하지 못한 것과 보선 비용 40억 애교 발언 논란 등 문제가 많았다는 것이다. 특히 김 후보가 당과 조율 없이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 등 단독 행보를 보인 것에 대해 "윤심을 믿었는지 모르지만, 당시 당을 패싱하는 경우가 생길 것 같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번 선거 패배는 윤 대통령의 책임인데, 여당 내에선 아무도 노골적으로 얘기할 수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당이 기조 변화를 하지 않는다면 총선이 다가올수록 수도권 위기론은 더욱 고조될 것이고 불가피하게 대통령을 공격하는 목소리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를 전화위복 계기로 삼아 혁신 기조로 방향을 세우고 친윤계 공천에 집중하지 않아야 한다"며 "중도층 겨냥 공약과 인재영입 등을 추진하면 분위기가 많이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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