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란 기자]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대전 초등학교 교사와 관련해 가해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된 미용실 운영 학부모가 잘못된 내용을 바로잡으려고 한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올렸으나, 되레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1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해당 학부모 A씨의 입장문이 올라왔다. A씨는 "먼저 고인이 되신 선생님의 명복을 빈다"면서 "세상에 퍼진 루머들이 진정성이 아닌 악성루머들로 비화되어 저희 입장을 표명하고자 글을 올린다"고 운을 뗐다.
A씨는 "2019년 입학 후 아이의 행동이 조금씩 이상해지는 걸 느꼈다"며 "아이가 틱장애 증상이 보이고, 대답도 하지 않고, 작은 소리에도 귀를 막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건 아닐까 확인해 보니 아이가 교장실로 간 일이 있었다"며 "같은 반 친구와 놀다가 손이 친구 뺨에 맞았고, 선생님께서는 제 아이와 뺨을 맞은 친구를 반 아이들 앞에 서게 하여 사과하라고 했지만 아이는 이미 겁을 먹어 입을 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생님은) 반 전체 학생들 앞에 아이를 홀로 세워두고 어떤 벌을 받으면 좋을지 한 사람씩 의견을 물었다. 아이는 훈육의 담당자이신 선생님이 정한 벌이 아닌 아이들이 정한 벌을 받아야 했다"며 "아이는 이런 상황이 무섭고 힘들어 손으로 귀를 막고 있었으나 선생님께서는 손을 내리라고 하셨고, 교장실로 아이는 보내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교장, 교감, 고인이 되신 선생님까지 모두 같은 자리에서 면담했다. 선생님께 저희 아이의 잘못을 인정했다. 하지만 훈육하는 과정에서 마치 인민재판식의 처벌방식은 8살 아이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들 것 같으니 지양해 주실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또 "아이에게 선생님께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라고 지도할 테니, 선생님께서도 한 번만 안아주면서 '미안했어' 한마디만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을 드렸다. 그렇지만 선생님은 면담한 다음 날부터 학기가 끝날 동안 병가로 모습을 나타내지 않으셨다"라고 주장했다.
A씨는 "고작 8살인 초1 아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힘든 상황이 벌어진 것에 화가 났고, 선생님이 아이와 약속한 부분도 이행이 되지 않아 저희는 정서적 아동학대 신고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 '차후 아이 학년이 올라갈 때 해당 선생님 담임 배제' '아이 심리상태를 고려하여 선생님과 다른 층 배정' 두 가지를 요청했다"며 "학폭위를 마무리 짓고 그 이후로 지금까지 선생님께 개인적인 연락을 드린 적도, 만난 적도, 학교에 찾아간 적도 단 한 번도 없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바로 옆 교실에 선생님이 배정되면서 저희는 선생님 개인이 아닌 교육청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한 차례 추가로 민원을 제기했다"면서 "선생님께 반말하거나, 퇴근길에 기다려서 험담하거나, 길거리에 못 돌아다니게 한 적, 개인적으로 연락한 적도, 만난 적도, 신상정보 유출했다고 찾아가서 난동 피운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해당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손이 친구 뺨에 맞았고? '친구 뺨을 손으로 때렸다' 이게 정상적인 표현이다" "정말 심하다. 이게 진정성 있게 반성하는 마음으로 쓴 거 맞나" "변명이 아닌 반성이 있어야 맞는 것 같다" "들킬 거짓말을 왜 하냐" "이 글을 보니 고인이 되신 선생님이 더 불쌍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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