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란 기자] 학부모 악성 민원에 시달리던 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가운데, 가해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된 학부모가 입장을 밝혔다.
지난 11일 '대전 교사 사망 사건'의 가해자 신상을 폭로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가해자로 지목된 학부모 중 합기도 관장의 아내라고 밝힌 A씨가 작성한 입장문이 공개됐다.
A씨는 "저희 자식을 가르쳤던 선생님께서 생을 마감한 데 있어 정말 안타깝고 애통한 심정이다. 마음 깊은 애도와 명복을 빈다"고 운을 뗐다.
그는 "문제 행동을 보인 4명의 학생 중 1명이 저의 자녀가 맞다"고 인정하며 "학기 초 적응에 어려움을 보여 선생님과 2차례 상담을 하고, 학교를 나오면서 선생님에 대한 죄송함과 아이에 대한 걱정으로 눈물을 펑펑 흘렸다. 제 아이의 행동으로 불편함을 겪었을 선생님과 같은 반 친구들에게는 너무 죄송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생님의 지도에 불만을 가지고 아동학대 혐의로 선생님을 고소하거나 학교에 민원을 넣은 적은 결코 단 한 번도 없다"고 주장했다.
A씨는 "저 역시 아이들을 지도하는 입장에서 선생님의 고충을 조금이나마 알기에 선생님에게 함부로 대한다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며 "아이 문제로 선생님과 상담하면 '죄송합니다. 선생님'이라며 머리를 숙이며 죄송함을 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그분에게 누가되는 행동을 했다면 이런 글을 절대로 올리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4명의 학부모와 몰려다니며 악성 루머를 퍼뜨렸다'는 주장에 대해 "아이에 대한 고민 상담을 공유한 적은 있으나, 주기적으로 만나 선생님에 대한 악의적인 루머를 유포하거나 험담한 일은 절대 없다"며 "같은 동네 주민으로서 오다가다 만나면 인사하고 가끔 차 한 잔 마시는 관계일 뿐"고 말했다.
A씨는 "가해자로 몰린 상황에서 생계를 위협받고 있고 아이 신상까지 공개됐다"며 "엄청난 심적 고통을 받고 있다. 왜 내가 이런 일에 연루됐는지 이해가 안 된다. 정확한 사실관계도 모른 채 추측성 글과 악성 루머가 유포되면서 2차 가해를 받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할 예정이다. 악의적인 개인 신상 털기, 악성 루머 등은 자제해 주기를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대전교사노조 등에 따르면 대전 유성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 40대 B씨는 지난 5일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지난 7일 끝내 숨졌다.
B씨는 지난 2020년 아동학대 혐의로 학부모로부터 고소당하면서 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의 아동학대 혐의는 무혐의 처분이 나왔으며 올해 근무지를 다른 초등학교로 옮겼으나 줄곧 트라우마(사고후유장애)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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