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호연 기자]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빅2' 철강사의 노사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임금 협상을 둘러싼 노사 간의 의견 차가 큰 가운데 최근 각사 노조는 잇달아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다. 이를 두고 산업계 일각에선 노조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 등을 우려하며 덩달아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포스코와 현대제철 양사 노조는 노조 측의 임금 협상안 관철을 요구하며 파업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포스코노동조합은 지난 7일 경북 포항 본사 앞에 모여 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 출범을 알렸다. 앞서 전날에는 임시 대의원회대회를 열고 쟁의발생 안건을 가결한 바 있다.
포스코 노조가 파업 준비에 돌입한 것 창립 55년 만에 처음이다.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고 쟁의행위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할 예정이다. 앞서 포스코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중노위 조정기간 안에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못하면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진다. 이후 파업권을 확보한 노조가 찬반투표를 통해 중노위에 쟁의행위를 신고하면 파업에 나서게 된다.
지난해 노조 파업으로 곤혹을 치른 현대제철은 올해도 파업 위기에 놓였다. 현대제철 노조는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했고 그 결과 조합원 87.33%가 찬성하며 파업이 가결됐다. 노조 측은 올해 임금협상 조건으로 △기본급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영업이익 25% 특별성과급 지급 △각종 수당 인상 △하기 휴가 및 산정 휴일 확대 등을 제시한 상태다.
반면 양사 모두 노조의 요구가 무리하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우선 포스코는 노조의 요구안을 모두 수용할 경우 추가로 소요되는 비용을 약 1조6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연간 인건비 총액의 70%를 넘는 수준이라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포스코는 노사간 서로 소통하자는 내용의 부회장 명의 서한을 전 직원에게 발송한 상태로 노조에 결렬을 철회하고 교섭에 복귀할 것을 계속 요청하고 있다.
현대제철도 실적 부진을 이유로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앞서 현대제철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 465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3.4% 감소한 수준이다.
철강업계가 파업 위기에 놓이며 덩달아 산업계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파업으로 조업이 중단될 경우 회사의 손실이 불가피한 것은 물론 조선·자동차·건설 등 관련 산업까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일례로 지난해 현재제철 노조가 62일간 파업에 돌입한 결과 고로 제품 생산량은 전년 대비 5.1% 감소했으며 지난해 4분기에는 2760억원의 영업적자를 보기도 했다.
/양호연 기자(h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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