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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만 관리하냐"…대전 숨진 교사 학교 교장에 근조화환 쇄도


[아이뉴스24 최란 기자]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대전 초등학교 교사가 근무했던 당시 학교장 앞으로 근조화환이 쇄도하고 있다.

지난 10일 대전 서구 모 초등학교 정문 앞에는 해당 교장에게 항의를 표하는 근조화환 40여 개가 늘어서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화환에는 '교권보호위원회 안 열어준 무책임한 교장' '교사 죽음 방관한 교장' '교사 인권을 짓밟은 관리자' '관리자는 학부모만 관리하느냐' '교권보호위원회는 교사의 권리다'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대전 초등학교 교사가 근무했던 당시 학교의 교장 앞으로 근조화환이 쇄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대전 초등학교 교사가 근무했던 당시 학교의 교장 앞으로 근조화환이 쇄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숨진 교사 A씨가 지난 7월 초등교사노조의 교권 침해 사례 모집에 제보한 내용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9년 1학년 담임을 맡았을 당시 다른 학생의 배를 발로 차거나 뺨을 때리는 B 학생의 행동이 이어지자 교장 선생님에게 지도를 요청했다.

그러자 다음날 B 학생의 학부모가 교무실로 찾아와 "많은 아이들 앞에서 망신을 줬다"며 사과를 요구했고, 당시 교장과 교감 선생님으로부터 어떠한 도움도 받을 수 없었다고 적혀 있었다. 또 A씨는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달라고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A씨는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당해 지난 4월 경찰 조사를 받았고, 6개월 뒤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를 받았다.

A씨는 동료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탄원서 덕에 억울함을 풀었으나, 무혐의로 결론 나기까지 혼자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공교육 멈춤의 날인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교육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서이초 사망교사 49재 추모 촛불집회'에서 참석자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교육 멈춤의 날인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교육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서이초 사망교사 49재 추모 촛불집회'에서 참석자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에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 8일 교육청 차원에서 조사반을 꾸렸고 아동학대 무혐의 사건 관련, 경찰 수사 상황을 통보받고 진행 과정을 확인했다"며 "11일부터 본격적으로 교장을 상대로 교권보호위원회가 왜 열리지 않았는지 등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씨는 지난 2019년 유성구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던 중 친구를 폭행한 학생을 교장실에 보냈다는 이유 등으로 해당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 고소를 당하는 등 수년간 악성 민원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결국 지난 5일 오후쯤 대전 유성구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틀 뒤 숨졌다. 특히 A씨는 최근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을 접하고 당시의 고통이 떠올라 힘들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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