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현업 부서는 일을 못 하는 수준입니다. 증권사의 잘못을 수사, 검사하는 건 이해를 한다지만, 과연 증권사의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목적이 맞나 싶어요. 과한 수사, 검사라는 거 업계 사람들은 다 알아요."
금융감독원을 비롯해 검찰, 공정거래위원회의 칼날에 증권업계가 몸서리를 치고 있다. 올해 유난히 거세지고 있는 전방위적 수사, 검사 압박에 국내 증권사 대부분이 피로함을 호소한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라임펀드 특혜성 환매 의혹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연초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태를 다시 조사하겠다고 나서면서 증권업계에 긴장감이 돌았는데, 특혜성 환매 의혹으로 타깃을 잡으니 불만이 터져 나온다.
금감원이 주장하는 '특혜성 환매'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의견이 엇갈린다. 당국은 라임의 60여 개 개방형 펀드 중 해당 투자자들이 투자한 4개 펀드에서만 다른 펀드의 자금을 가져오거나 고유자금을 지원하는 방법으로 환매가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판매한 프라이빗 뱅커(PB)로선 당연한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PB는 자신이 판매한 상품의 상황을 항상 주시해야 하고, 상품에 문제가 생기면 투자자에게 환매하는 게 당연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검찰이 압수수색을 강행한 미래에셋·NH투자·유안타증권은 펀드를 판매하는 판매사일 뿐이다. 이번 수사에 노골적으로 정치색이 묻었다는 것을 모르는 이는 없다.
또한 금감원이 지난 6월부터 최근까지 조사하고 있는 랩·신탁상품 불건전 영업 관행 조사, 공정위의 국고채 담합 의혹은 조사 의미조차 없다는 지적이 일었다. 증권업 특성상 이자수익은 리테일에서 발생하는 것이지, 국고채 입찰 투자은행(IB)업무에선 이득을 보는 사람도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금융업계의 불공정 관행을 적발하고 비슷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은 금감원, 공정위의 일이다. 하지만 의미가 퇴색된 조사, 목적이 다른 곳을 향한 검찰 수사는 당국을 향한 불신만 높여줄 뿐이다.
/김지영 기자(jy100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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