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예상 밖 변수네요." 지난달(8월) 11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배구연맹(KOVO) 주최 2023 구미·도드람컵 남자부 A조 조별리그 한국전력과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현장 취재진과 인터뷰 도중 이런 말을 꺼냈다.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고 2023-24시즌 V리그를 뛰게 되는 외국인 선수 이크바이리(리비아) 때문이다. 현대캐피탈은 올해 컵대회에 미니 선수단을 파견했다.
이크바이리와 아시아쿼터(AQ)로 선발한 페이창(대만)은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 시기가 아니라 대회에 뛰진 못했다(남녀부 다른 팀들도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국내 선수들만 구미로 왔는데 다른팀들과 견줘 선수 숫자가 적었다.
임도헌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남자배구대표팀 그리고 양진웅 한양대 감독이 이끌던 유니버시아드대표팀에 차출된 선수가 많아서였다. 최 감독은 "다음달(9월)에는 선수들이 대부분이 팀에 왔으면 하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겠다"고 했다.
유니버시아드대표팀은 중국 청두에서 열린 세계대학생하계경기대회 일정을 마쳤지만 남자대표팀의 경우는 다르다. 아시아배구연맹(AVC) 주최 챌린저컵, 아시아선수권 등 일정이 이어졌고 여기에 항저우 아시안게임까지 기다리고 있다. 현대캐피탈에선 전광인, 허수봉, 박경민이 태극 마크를 달고 항저우로 간다.
여기에 페이창도 대만대표팀에 선발돼 아시안게임 준비에 들어갔다. 무엇보다 최 감독이 고민하는 건 이크바이리의 팀 합류 시점이 뒤로 더 밀린 부분이다. 이크바이리도 자국대표팀에 차출됐다.
최 감독은 "리비아가 국제대회에 참가할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얘기했다. 리비아는 국내 정세가 불안하다. 오랜 기간 정권을 이끌던 무아마르 알 카다피가 지난 2011년 암살된 뒤 과도 정부가 들어섰는데 이후 내전이 일어났다.
올해 들어 정국이 안정을 찾고 있다곤 하지만 여전히 각 정파를 비롯해 종교 세력간 알력 다툼이 존재하고 여기에 민병대, 군벌 등 여러 파벌로 나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리비아배구협회는 2023 아프리카남자배구선수권대회 출전을 결정했다.
아프리카배구연맹(CAVB) 주최로 열리는 이 대회는 지난 1967년 처음 시작됐다. 2023년 대회는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리는데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개막했고 14일까지 진행된다.
개최국 이집트를 포함, 15개국이 참가했고 리비아는 카메룬, 케냐, 가나와 함께 C조에 속했다. 최 감독은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 앞서 이크바이리의 대표팀 차출 가능성에 대해서도 알아봤다. 당시에는 리비아가 아프리카선수권대회에 참가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는데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버렸다"고 얘기했다.
이크바이리는 이달말께 현대캐피탈 선수단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크바리이가 V리그 경험이 있지만(그는 지난 시즌 삼성화재에서 뛰었다) 새로운 세터와 손발을 맞출 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진 상황이다. 최 감독도 이 부분을 가장 고민하고 있다.
현대캐피탈 선수단은 6일 태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그런데 대표팀 차출로 인해 이크바이리를 포함한 5명이 함께하지 못한다. 최 감독은 "팀 사정만 놓고 보면 빠진 선수들이 아쉬운 상황은 맞다"면서도 "대표팀에서 최상의 성적을 거두고 잘 돌아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아프리카선수권 역대 최다 우승팀은 튀니지다. 직전 대회(2021년)까지 모두 11차례 정상에 올랐다. 그 뒤를 이집트(8차례 우승)가 자리하고 있다. 리비아는 1회 대회에서 4위를 차지한 게 역대 최고 성적이다. 그런데 1회 대회는 리비아를 비롯해 튀지니, 알제리, 기니까지 4개팀만 출전했다.
/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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