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상 확인" 수습변호사와 남친 카톡 유출한 변호사 징역 6개월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수습변호사가 남자친구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를 몰래 빼낸 변호사가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 A씨가 "업무상 비밀 누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며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채희인 판사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정보통신망 침해 등) 혐의로 기소된 변호사 A(37)씨에게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서울 서초구 한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수습변호사 B씨가 같은 해 5~8월 3개월 간 남자친구와 나눈 카카오톡을 '대화 내보내기' 기능을 이용해 자신의 휴대전화로 보냈다.

재판에서 A씨는 "수습변호사 B씨의 업무상 비밀 누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대화 내용을 볼 필요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는 수사기관에서는 이 같은 주장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고, 재판부에 요청해 대화 내용을 열람한 후에야 새롭게 주장했다"며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와 그외 기록에 나타난 피고인의 성품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주장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의 지극히 사적인 내용과 집 비밀번호 등 결코 침해되거나 누설돼선 안 되는 개인정보가 다량 포함돼 있었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계속하며 책임을 면하기 급급한 모습만을 보이고 있다"고 질타했다.

뿐만 아니라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판사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B씨에게 인신공격성 발언을 한 것으로도 판결문에 적시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변명으로 피해자는 부득이하게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피고인의 범행 동기 등을 진술해야 했다"며 "동종 업계에 종사하는 B씨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며 엄벌을 탄원하고 있고, A씨가 사회정의 실현을 사명으로 하는 변호사임에도 용서를 구하지 않고 미약한 준법의식을 보인 점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