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지난 6년간 정부가 연구개발 과제 예산 환수 결정을 내린 연구개발 과제가 총 1690건, 1786억7800만원에 이르고 이 중 510건의 662억1200만원이 환수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양금희 국민의힘 국회의원(대구 북구갑,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은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교육부, 중소벤처기업부, 보건복지부, 해양수산부, 국토교통부,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총 9개 부처(연구개발 예산 상위 순)에서 제출받은 '연구비 환수대상 통보 및 환수 실적'자료결과 이같이 나타났다면서 빠른 환수 등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양 의원에 따르면 환수가 결정된 이유는 크게 '연구개발 규정 및 관련 법령 위반'과 '연구결과 불량 및 연구 수행 포기'로 나뉜다.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사업비를 용도 외에 부정 사용했거나, 관련 협약을 위배하는 등 연구 부정행위가 적발되어 제재조치를 받은 연구과제는 1171건으로 약 806억원에 대한 환수조치가 내려졌다.
2023년 국방부의 연구개발 예산 총액이 약 700억원인 것과 비교했을 때 법령 위반으로 환수해야 하는 금액이 국방부 한 해 예산보다 100억원이나 더 많은 실정이다.
연구 결과가 불량하거나 연구수행을 포기한 경우는 519건, 980억원으로 집계됐다.
동일 기업이 유사 주제로 여러 과제를 동시에 수행하고, 여러 건의 처분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바이오가스 생산과 관련한 산업부의 두 개 과제에 참여한 업체는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고 거기에 용역을 준 것처럼 꾸며 연구비 유용이 확인됨에 따라 각각 21억9800만원과 28억4300만원 환수 처분을 받고 환수 절차가 진행 중이다.
환수 결정이 내려지고 수년이 지났지만, 환수율이 0%인 과제도 상당했다.
해수부의 과제 2개를 수행하던 한 업체는 폐업하고, 대표자가 사망함에 따라 약 1억원의 환수 대상금을 한 푼도 환수하지 못하고 있다.
부유식 해상풍력 파일럿 플랜트 개발 과제를 수행한 업체는 참여 연구원 인건비를 유용한 사실이 확인돼 2020년 33억5300만원 환수 처분을 받았지만 소송을 치르고 있어 현재까지 환수한 금액은 0원이다.
연구과제가 종료되고 10년 이상 지난 뒤 제재 처분이 내려짐에 따라 현실적으로 환수가 불가능한 경우도 확인됐다.
2022년에 연구비 부정사용으로 제재 조치가 내려진 중소벤처기업부 과제 중 2012년 이전에 종료된 과제가 5건이나 있었다.
각 과제의 종료 시점이 2008년 1건, 2009년 3건, 2011년 1건으로 이 과제들은 국가연구개발혁신법에 따라 제재 처분을 할 수 조차 없는 실정이다.
양금희 의원은 "유사 과제에 중복으로 예산 나눠먹기 식의 낡은 관행을 타파해야 국가 연구개발이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고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국민 세금이 눈먼 돈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부정 사용이 드러나면 단기간 내 끝까지 환수한다는 점을 정부 당국이 명확히 보여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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