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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속 주목 받는 렌탈시장…경기침체에도 '쑥쑥'


2025년 100조원 규모 전망…삼성·LG, 렌탈·구독 서비스 확대

[아이뉴스24 권용삼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에 가전 시장이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한 번에 큰 비용 지출 없이 매월 소액으로 신제품을 사용하고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렌탈 가전'이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들도 잇따라 관련 제품과 서비스를 새로 선보이며 시장에 진출하고 있어 향후 주도권을 놓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코웨이 아이콘 얼음정수기 [사진=코웨이]
코웨이 아이콘 얼음정수기 [사진=코웨이]

29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가전제품 경상금액(판매액)은 16조675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8조1890억원)과 비교해 8.3% 감소했다. 이는 2021년 4분기 이후 6개 분기 연속 역성장이다.

반면 국내 렌탈 시장은 경기 침체 속에서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렌탈 시장 규모는 지난 2016년 25조9000억원에서 2020년 40조원으로 성장했으며, 오는 2025년에는 100조원에 달한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경제적 여건상 한번에 큰 돈을 지출한 것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소유가 아닌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와 1~2인 가구가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렌탈 수요가 크게 늘어난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웨이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62억원, 영업이익 194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9%, 10.3% 증가한 수치다.

국내 대표 렌탈 가전 회사인 코웨이는 최근 기존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환경가전뿐 아니라 슬립·헬스케어 브랜드 '비렉스'를 출시하고 매트리스와 안마의자를 선보이는 등 제품군을 확대하며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앞서 코웨이는 지난해 971만3000개, 올해 1분기 984만8000개의 렌탈 계정 수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 2분기 국내 670만개, 해외 330만개의 계정을 확보하며 '천만 계정' 시대를 열었다.

SK매직도 △원코크 얼음물 정수기 △스스로 플러스 직수 정수기 △뉴슬림 정수기 등 신제품 3종의 판매 호조로 올해 2분기 최근 3년 중 가장 높은 분기 매출 성적을 기록했다.

SK매직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한 2864억원,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무려 117.7% 늘어났다.

LG전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업(UP)가전 구독 방법 [사진=LG전자 홈페이지 캡쳐]
LG전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업(UP)가전 구독 방법 [사진=LG전자 홈페이지 캡쳐]

LG전자는 최근 가전의 초개인화 특성을 앞세운 '업(UP)가전 2.0'을 공개하고 생활가전 사업을 기존 제품 판매 중심에서 '논-하드웨어(Non-HW)'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독'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한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LG전자 고객의 절반 이상이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렌탈 사업으로 86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이는 가전 H&A 사업부 전체 매출(29조 8955억원)의 3% 수준으로, 올해는 1조원 규모로 매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이권 LG전자 H&A경영관리담당(상무)은 지난 1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연말까지 렌탈 적용 제품 확대를 순차적으로 계획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 역시 2021년 출시한 신개념 멀티 조리기기 '비스포크 큐커'로 '마이큐커플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파트너 식품사 직영몰에서 식료품을 매달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할 경우 최저 5만원에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오븐' 등 다양한 주방 가전과 연동해 개인별 맞춤형 레시피를 제공하는 푸드 통합 플랫폼 '삼성 푸드'를 출시하고 오는 31일부터 104개국 8개 언어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부터 SK매직과 함께 가전 케어 서비스인 '스페셜 렌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미국 시장에서도 현지 렌탈업체와 협업해 렌탈 구매 서비스 중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주요 소비층 성장한 MZ세대의 경우 소유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렌탈 및 구독 서비스의 경우 상대적으로 적은 돈을 투자해 다양한 제품을 사용해볼 수 있어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고, 제품 구매 후 관리에 대한 부담이 적어 젊은 소비자들의 니즈와 잘 맞아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가전 시장이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매달 소액으로 신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렌탈 가전과 서비스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제조사 입장에선 고객을 장기간 묶어둘 수 있는 '락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향후 다양한 제품 옵션과 서비스를 추가한 상품들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용삼 기자(dragonbu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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