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KB손해보험의 황경민이 아쉬움을 털고 다가올 V리그에서 달라진 모습을 선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시즌 트레이드로 KB손해보험에 합류한 황경민은 자신의 첫 FA(자유계약선수) 계약에서도 이적이 아닌 잔류를 택하며 계속 노란색 유니폼을 입게 됐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며 독기를 품고 비시즌을 맞이한 황경민. 그런 그에게 적잖은 시련이 따랐다.
태극마크를 달고 대만에서 열린 2023 아시아배구연맹(AVC) 챌린지컵에 나섰던 황경민은 아시아선수권과 내달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까지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챌린지컵 이후 임도헌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국제 무대에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었기에 아쉬움도 크게 다가왔다.
황경민은 "솔직히 한국을 대표해 대회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라면서도 "하지만 선수단 구성은 감독님의 몫이다. 제가 부족한 게 많았고, 팀에 필요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합류하지 못한 것 같다.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받아들이고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대표팀 낙마에 대해 애써 태연한 모습을 보였지만 상실감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그 여파는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KOVO컵)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국제대회 일정에 맞게 컨디션을 조절하던 황경민은 급하게 KOVO컵 준비에 돌입했다. 그러나 손발을 맞출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던 탓에 3경기 26점, 공격 성공률 35.2%의 아쉬운 성적으로 KOVO컵을 마쳤다.
황경민은 KOVO컵을 돌아보며 "FA 계약 이후 KB손해보험의 유니폼을 입고 나선 첫 대회였다. 구단에서 좋은 대우를 해줬기에 보답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는데 욕심이 많았는지 생각만큼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다"라며 "(대표팀 낙마)여파가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핑계로 삼고 싶지 않다. 내가 더 절해야 한다. 정규리그에서는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다가올 시즌 황경민의 역할이 중요한 KB손해보험이다. 나경복이 FA로 팀에 합류했지만 군복무 때문에 2024-25시즌에야 코트에서 볼 수 있다. 아포짓 스파이커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가 지금까지 보여준 경기력을 유지하고 황경민이 공격의 한 축을 담당해 준다면 KB손해보험도 다른 팀과의 경쟁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거라는 평가다.
황경민은 부담감을 이겨내고 에이스 역할을 해내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고액 연봉을 받는다는 것은 그만큼 코트에서 보여줘야 할 것이 많다는 얘기다. 잘하면 칭찬이 따르듯 부진하면 질타를 받는 것도 당연하다"라며 "부담감도 느껴야 하고, 질타를 이겨내는 것 또한 프로 선수의 몫이다. 이러한 부분을 견디고 성장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좋은 성적을 거두기 힘들 것이라는 평가도 뒤집겠다는 다짐이다. 황경민은 "주장 (정)민수형과 세터 (황)승빈이형이 중심을 잡아준다면 우리 팀도 결코 약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라며 "우리 팀의 강점은 분위기다. 한번 분위기가 올라오면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계속 상승세를 탈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경민은 유광우(대한항공), 노재욱(삼성화재), 하승우(한국전력), 황택의(국군체육부대) 등 리그 정상급 세터들과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다. 대표팀에서는 국내 최고의 세터 한선수(대한항공)와도 함께했다.
세터 운이 늘 따랐다는 황경민은 이들 가운데서도 황승빈과 가장 좋은 호흡을 보였다. 둘은 2021-22시즌 삼성화재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당시 황경민은 프로 데뷔 후 가장 좋은 52.5%의 공격 성공률을 기록했다.
황경민은 "프로 데뷔 이후 계속 좋은 세터들을 만났다. 스스로 세터 운이 정말 좋다고 생각한다"라며 "승빈이형과 뛸 때 공격 성공률이 높았다. 택의 역시 제가 좋아하는 토스를 구사하는 세터다. 공격수로서는 이들과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라고 웃음을 보였다.
2023-24시즌 황경민의 눈은 '봄 배구'로 고정됐다. 그리고 목표 달성을 위해 부상을 가장 경계했다.
황경민은 "지난 시즌 봄 배구에 나서지 못했기 때문에 올해는 꼭 진출하고 싶다"라면서 "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부상을 당하면 나도, 팀도 힘든 상황을 마주하기 때문에 다치지 않고 웃으며 시즌을 마쳤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경기장을 노란 물결로 채우는 팬들을 향한 말도 빼놓지 않았다. 황경민은 "팬들이 항상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신 덕분에 선수들도 감사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라며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드리겠다. 재밌는 배구에 성적까지 보답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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