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이혼] 신혼 첫날밤 후 태국 아내에게 성폭행 고소 당한 남편

[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태국 국적의 20대 아내로부터 신혼 첫날 밤 강간 혐의로 피소당한 50대 한국인 남편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지난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5부(부장판사 장기석)는 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50대 남성 A씨의 국민참여재판에서 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 3월 9일 부산 북구 소재의 한 주거지에서 태국인 아내 B씨를 강간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지난 2021년 7월 국제결혼업체를 통해 B씨를 소개받은 뒤 같은 해 9월 혼인신고를 마쳤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비자발급 등 문제로 장기간 떨어져 지내다 지난해 3월 8일 B씨가 입국하면서 만나게 됐다.

이후 이튿날 이들은 성관계를 맺었고 B씨는 곧장 A씨를 강간 혐의로 신고했다.

검찰 측은 "피고인이 강압적인 어투로 피해자에게 명령하듯 얘기했다. 또한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돈을 줘 한국에 데려왔으니 성관계를 할 의무가 있다는 그릇된 부부관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또 "피해자가 사력을 다해 저항한 것은 아니지만 명확히 말로 밝힌 거부 의사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이며 A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A씨 측은 "피해자 측이 비자를 발급받은 뒤 갑자기 태도가 돌변했다"며 "신혼 첫날밤 합의로 피해자와 성관계를 했고 강제력을 행사하지 않았다. 피해자 또한 피고인의 물리적 폭행은 없었다고 진술했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국민참여재판에 참석한 배심원 7명은 전원 무죄 평결 의사를 밝혔다.

재판부 역시 "피고인이 다소 강압적인 방법으로 성관계를 강요한 사실은 어느 정도 인정된다"면서도 "욕설이나 항거 불능한 상태로 폭행과 협박 등을 이용해 강간했다는 피해자 진술을 믿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대법원 판단과 같이 부부 사이 강간죄에 있어 배우자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며 판결 이유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