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구력이 짧다는 것이 오히려 내 장점이 될 수 있다."
두 번째 시즌을 앞둔 KB손해보험 미들 블로커 최요한(23)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자신의 단점을 오히려 장점으로 승화시키며 앞으로는 보여줄 일만 남았다는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199cm 매력적인 신장을 갖춘 최요한은 남들보다 늦은 고등학교 2학년 때 배구 선수의 길로 들어섰다.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중부대학교에 진학했고, 지난해 신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4라운드 2순위로 KB손해보험의 지명을 받아 프로 무대까지 입성했다.
18일 KB손해보험의 전지훈련이 한창인 강원도 동해에서 만난 최요한은 "배구 선수를 하기 전까지 운동과는 거리가 멀었다. TV로 스포츠 경기를 챙겨보지도 않았고, 친구들과 농구, 축구 등을 가볍게 즐기는 정도였다"라면서 "다른 선수들에 비해 늦게 시작한 만큼 훈련량을 많이 가져갔다. 기초체력도 부족해 초반에는 훈련을 따라가기 힘들었다. 하지만 내가 선택한 길이기에 후회하고 싶지 않아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라고 과거를 회상했다.
고등학교 시절 무리하게 훈련량을 늘리다 발목 수술까지 경험했던 최요한은 자신의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포기라는 단어를 머릿속에서 지웠다.
현재까지는 목표 달성이 순조롭다. 배구 선수를 시작할 당시 대학 진학을 목표했던 최요한은 중부대 입학 이후 프로 진출로 목표를 조정했다. 그리고 이 역시 이뤄냈다.
최요한은 "솔직히 드래프트에 참가할 당시 구단의 지명을 받을 수 있을까, 만약 받지 못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막상 지명을 받으면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들이 뒤섞였었다"라며 "라운드가 지날수록 심장이 빨리 뛰고 손도 많이 떨었다. 4라운드에서 이름이 불렸을 때는 너무 기쁜 마음밖에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꿈에 그리던 프로 무대. 하지만 역시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대학 리그에서는 주전으로 활약하며 순도 높은 공격력을 과시한 최요한이지만, 프로에서 마주한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최요한은 "대학 리그에서 속공 성공률이 80%를 웃돌 정도로 공격에 자신감이 컸다. 블로킹 역시 나쁘지 않았다"라며 "프로는 다를 거라 생각은 했지만 예상을 넘어선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 중 손 부상을 당해 선수들과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다. 또한 기회가 왔을 때는 능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라고 덧붙였다.
좋은 속공 능력을 갖췄지만 신장에 비해 블로킹이 아쉽다는 평가가 따르는 최요한. 그는 자신의 장단점을 짧은 구력으로 꼽았다.
최요한은 "단점은 구력이 짧아 플레이가 능숙하지 않다는 부분이다"라면서도 "하지만 장점 역시 배운 기간이 짧기 때문에 아직 보여주지 못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나에 대한 데이터가 없다는 점도 무기다. 상대가 나를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모를 테니 더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펼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자신했다.
2남 1녀 중 장남인 최요한. 동생들도 배구 선수의 길을 걷고있다. 고등학교 3학년인 남동생은 최요한이 나온 성지고에서 배구를 하고 있다. 초등학생인 여동생의 경우 배구단이 있는 수도권 소재의 학교로 전학을 앞두고 있다.
3남매가 모두 오롯이 배구에만 집중할 수 있게 부모님은 든든한 지원군으로 나섰다. 특히 어머니는 이들의 배구 경기를 따라다니며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최요한은 "부모님이 우리를 위해 뒷바라지를 엄청 많이 해주셨다. 부모님께 부끄럽지 않은 선수가 되기 위해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다짐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3경기에 출전해 단 2득점만 기록했던 최요한. 이제는 출전 기회를 스스로 만들고, 찾아온 기회를 헛되이 보내지 않겠다는 각오다.
그는 "지난 시즌보다 많이 나아진 모습을 보이고 싶다.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한 것도 결국 내가 부족해서다.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만약 찾아온다면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동해=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