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다솜 기자] 서울 청약 열기가 수도권으로 확산하고 있다. '미분양 무덤'이란 오명을 쓴 대구를 비롯한 몇몇 지역에선 아파트값이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지방 분양 시장도 본격 회복 국면에 접어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개발호재 등 특별한 경쟁력이 있는 단지가 아니면 올 하반기 내에 회복하긴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17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주(8월7일 기준) 지방 아파트값이 1년 2개월 만에 보합으로 전환됐다. 경북은 직전주 0.03% 상승에서 0.06% 상승으로 상승폭이 확대됐고, 충남은 보합에서 0.02% 상승해 상승 전환됐다. 경남(0.03%↓→0.01%↓)과 전북(0.04↓→0.02%↓), 전남(0.08%↓→0.06%↓)은 전주 대비 하락폭이 축소됐다. 특히 그동안 미분양 무덤으로 불리며 위축지역 지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잇따른 '대구'도 1년 9개월 만에 상승(0.03%) 전환됐다.
기존 주택 외에 신규 분양시장에서도 온기가 감지된다.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청약 경쟁률은 서서히 회복되는 모습이다. 지난달 분양한 전북 전주시 '전주 에코시티 한양수자인 디에스틴'은 110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9천393명이 몰려 1순위 평균 85.3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강원도 춘천 '춘천 레이크시티 아이파크'는 지난달 1순위 청약에서 477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3천237건이 접수되며 평균 27.7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6월 분양한 광주광역시 서구 '상무센트럴자이'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3천만원 수준으로 광주 분양 아파트 중 가장 비싸다는 논란에도 1순위 청약에서 평균 경쟁률 11.21대 1을 기록했다. 같은달 광주 동구 '교대역 모아엘가 그랑데'도 336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4천337명이 몰려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2.91대 1의 경쟁률을 보였으며 지난달 완판됐다.
분양시장은 전망도 밝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이 주택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번달 전국 아파트분양전망지수는 100.8로 긍정과 부정을 가르는 기준치 100을 넘어섰다. 수도권 111.3, 지방광역시는 101.6인데 각각 8.6p(포인트), 7.9p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국 아파트분양전망지수가 100을 웃돈 것은 2021년 6월 이후 2년 2개월 만이다. 주산연은 "정부의 금융지원정책, 일부 지역의 주택가격 회복세 등으로 인해 사업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아파트분양전망지수는 0~200 사이의 값을 갖는데 100을 웃돌면 분양 전망이 긍정적, 밑돌면 부정적이라는 의미다.
지역별로 보면 부산 29.8p(78.9→108.7), 세종 23.1p(76.9→100.0), 강원 19.4p(88.9→108.3), 울산 7.7p(92.3→100.0), 경남 4.2p(108.3→112.5), 전남 4.2p(108.3→112.5), 경북 1.8p(92.9→94.7) 상승했다. 광주(120.0→115.8)와 대전(114.3→105.3)은 전월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전망치가 여전히 100을 웃돌며 분양여건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우세한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방의 경우 전반적인 회복세라고 보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수도권을 능가할 시장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데 이를 넘어설 수준이 되기는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서울은 확실히 청약경쟁률 등 시장 분위기가 개선된 게 느껴지고 그런 분위기가 수도권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다만, 지방은 아직 상승 전환을 기대하기엔 (회복이) 더디다. 특히, 단지별 경쟁력에 따른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 전반적인 회복세를 전망하기엔 이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도권 분양 시장도 많이 개선되고 있고 회복 국면이지만 단지 성향에 따라 결과가 많이 다르다"며 "올 하반기에 지방까지 온기가 닿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리서치연구원은 "산업단지나 개발·교통호재 등이 있는 지역은 확실히 청약 성적이 좋은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렇지 않고 경쟁력이 부족한 지방 중소도시의 분양 프로젝트는 수요자들의 눈길을 끌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미분양 발생을 우려한 분양 주체들이 제한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분양에 적극 나서고, 나머지 프로젝트는 무기한 연기하는 등의 차별적 대응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안다솜 기자(cott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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