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이동통신 3사가 보안 시장에서 한판 승부를 펼치고 있다. 갈수록 통신과 보안의 구분이 모호해진 데다 올 초 LG유플러스의 보안 사고가 발생하는 등 통신 시장에서 보안의 역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보안솔루션 기업들과 연합체를 구성하고 네트워크 보안, 클라우드 등의 분야에서 보안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KT는 최근 안랩, 지란지교시큐리티, 시큐레터, 넷엔씨큐 등과 함께 'KT 시큐어 지능형위협메일 차단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이메일 해킹의 효과적인 방어를 위해 AI(인공지능) 지능형지속위협(APT) 분석 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 서비스는 ▲알려진 악성 메일과 광고를 차단하는 스팸 보안 ▲APT 위협을 탐지하는 동적 분석 샌드박스 ▲AI로 위협을 탐지하는 AI분석 플랫폼으로 구성된다.
SK텔레콤은 적극적인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융합보안 부문에서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018년 세계 1위 양자암호통신기업 IDQ 인수 이후 미국 상용망에 양자암호통신기술을 공급하는 글로벌 성과를 거둔 데 이어 2021년에는 ADT캡스, SK인포섹 합병을 통해 SK쉴더스를 출범시켰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자사 양자암호 기반 전송암호화장비에 대한 국가정보원 인증을 획득해 국가기관 납품에 요구되는 높은 보안 수준을 충족한 국내 첫 사업자가 됐다. 삼성전자와 함께 양자보안 5G스마트폰 '퀀텀4'를 출시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보안과 품질 강화를 위해 정보보호 투자액을 기존 3배 수준인 1천억원으로 확대 편성했다. 상반기까지 사이버 보안 강화를 위해 640억원을 집행한 상태다. 가장 많은 비용이 집행된 부문은 약 200억원이 투입된 취약성 점검이다. 외부전문가를 통한 모의해킹 등도 진행하고 있다. 통합 모니터링 관제에도 196억원을 투자한다.
LG유플러스는 세부과제 중 하나로 마곡사옥 1층에 통합 관제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하반기 중 전체 방화벽에 대한 정책관리 솔루션을 통해 관제 정책 등을 제로베이스에서 점검하고 강화할 계획이다.
통신사가 보안시장에 뛰어드는 비통신 분야에서 성장성이 비교적 높기 때문이다.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에 따르면 지난해 정보보호 산업규모가 최초로 매출액 기준 5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5년 만에 2배가량 급성장한 셈이다.
올초 LG유플러스의 보안사고도 이통사들이 보안을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로 받아들이는 계기가 됐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들은 나름대로 통신 보안 노하우와 경험이 있다 보니 보안 영역으로 사업확장에 나서기 용이할 뿐 아니라 통신과 보안의 경계는 허물어지고 있다"며 "국내 통신시장은 정체되어 있어 보안시장은 이통사 입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로써 중요한 영역"이라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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