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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AI·2차전지, 이제는 초전도체?…韓증시, 테마주가 장악


"후발주자 찾아라"…급등주 '묻지마 투자' 마다 않는 투자자

[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연초부터 국내 증시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특정 테마주에만 매수세가 몰리며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투자자들의 혼란도 가중되는 모습이다.

최근 시장에선 초전도체 이슈가 주목을 받으면서 관련 종목도 급등세를 타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묻지마 투자'는 피해가 언제든지 커질 수 있으니 신중한 결정을 당부하며 변동성 확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개장 직후 서남, 덕성, 모비스, 서원 등이 상한가로 직행했다. 고려제강, 원익피앤이, 신성델타테크도 강세를 보였다.

초전도 현상으로 인해 자성을 가진 물체가 공중에 떠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초전도 현상으로 인해 자성을 가진 물체가 공중에 떠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해당 종목들은 최근 일주일간 급등세를 보였는데, 이 중 서남의 주가는 179%, 덕성은 115% 넘게 올랐다. 시가총액 2천500억원 미만이며 기존 투자자들에겐 생소한 기업들이 단기간에 급상승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해당 종목들이 초전도체 관련주로 묶였기 때문이다.

지난달 22일 민간연구소인 퀀텀에너지연구소 연구진이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아카이브'를 통해 상온·상압에서 초전도성을 갖는 물질 'LK-99'를 세계 최초로 만들었다고 알렸다.

초전도 현상은 전류가 저항 없이 흐르는 상태를 일컫는다. 초저온·고압 상태가 아닌 상온·상압 상태에서 이용 가능한 초전도체가 발견된다면 자동차 산업 역시 혁명에 가까운 변화를 겪을 수 있다. 특히 전기차에 탑재되는 모터의 효율성이 극대화될 전망이다.

이 같은 발표에 국내외 학계에서 LK-99를 주목했고 국내 투자자들은 초전도체 관련주 찾기에 나섰다. 심지어 초전도체 개발·상용화에 연관이 없는 종목까지 관련주로 묶이면서 급등락을 보였다.

문제는 국내 투자자의 '테마주 찾기' 혈안에 증시도 함께 변동성을 크게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연초부터 코스피, 코스닥 지수는 현재까지 꾸준히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특정 섹터에 편중돼 있다는 점을 지울 수 없다.

더불어 연초에 주목받던 인공지능(AI)과 포모(FOMO)현상까지 불러일으킨 2차전지의 후발주자는 초전도체라고 언급되면서 '묻지마 투자'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아직 LK-99가 아직 검증단계에 있는 만큼 급등을 기대하고 투자에 뛰어드는 것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급등할 수 있는 특정 테마주를 찾고 초단타 매매로 큰 수익을 바라는 개인 투자자들의 성향도 문제가 있지만,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1~2거래일 동안 2차전지 업종에서 수급이 일부 이탈해 초전도체 테마 관련주로 이동하면서 관련 주식들의 주가가 폭등세를 유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식시장에서는 2차전지주 급등락의 피로감이 제2의 2차전지주, 차기 급등주를 찾고자 하는 욕구로 바뀌고 있는 것 같다"며 "여전히 과학계에는 검증단계에 있는 만큼 개발 성공 여부를 따지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짚었다.

더불어 "아직까지 실체가 불분명한 테마의 성격이 내재된 만큼, 초전도체 테마주들의 주가 변동성 확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특정 테마주 편중이 개인 투자자만의 문제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문화의 차이가 있다"며 "최근 SNS, 유튜브 등을 통해서 주식 인플루언서들이 종목을 추천하면 급등하는 현상이 익히 있었다"고 알렸다.

또한 "시장마다 쏠림현상은 있고 심한 곳도 있다"며 "하지만 공매도나 개별주식 선물옵션이 활성화돼 있는 미국의 경우 펀더멘탈 대비 급등하면 버블을 해소할 수 있는 장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경우가 정답은 아니지만, 공매도의 중장기적인 허용,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대한 개별주식 선물옵션이 있으면 도움이 되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2차전지는 기업이 실제 사업을 하는 경우가 있지만, 열풍에 편승하려고 일부러 회사 이름에 리튬을 새로 넣거나 해당 사업을 전혀 하지 않다가 2차전지 신사업을 추가한다는 기업이 있었다"며 "이번 초전도체의 경우 아직 연구 결과가 입증되지 않았고 학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만약 학회에서 거짓이라고 판명 나면 주가가 무너질 수 있는 일"이라고 테마주에 편승한 묻지마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영 기자(jy100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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